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전국 순회 토크 콘서트를 통해 연일 혁신의 방향을 제시하면서 홍준표식 인적 청산의 얼개가 드러나고 있다.

가장 시선을 끌고 있는 것은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탄핵을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꼽을 수 있다. 당내에서는 친박계의 인적 청산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친박계에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국당의 재건과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한국당 위에 덧씌워진 '박근혜 프레임'을 벗어야 한다는 게 홍 대표의 확고한 인식이다.

홍 대표는 지난 16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코오롱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첫 번째 토크 콘서트에서 "(박 전 대통령이) 국정을 잘못 운영한 벌을 받고 있다. 앞으로 출당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며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공식화했다.

또 18일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뒤에 숨어서 수군거리지 말고 당당하게 커밍아웃을 해서 찬·반을 당내 논쟁의 장으로 끌어들여 보자"며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에 대한 공론화를 제안했다.

페이스북 발언을 놓고 일각에선 홍 대표가 자신의 '박근혜 출당' 언급이 논란을 빚자 '당내 의견 수렴'으로 일단 한 발짝 물러선 게 아니냐고 분석하고 있지만, 이와 반대로 홍 대표는 공론화 과정을 통한 출당 절차는 불가피한 게 아니냐는 의중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 처리 문제는 옛 친박(친박근혜)계 인적 청산과도 직결돼 있어 계속 탄력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지금까지 숨죽이고 있던 친박계 핵심들이 집단으로 반발하고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바른정당과의 '보수 대통합론'과 맞물리면서 당내 사정은 더 꼬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상당수 의원이 '보수 대통합은 불가피하다'고 인식하는 상황에서 홍 대표 역시 18일 토크 콘서트에서 "(바른정당 의원들이) 돌아올 수 있는 명분을 지금 찾아야 한다.

행위는 괘씸하지만, 그 사람들을 버려서는 안 된다"며 한국당 중심의 보수통합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대해 바른정당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홍 대표는 상황 인식과 해법이 워낙 카멜레온 같은 분이라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