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불은면 농가 비펜트린 검출
출하중지·유통중 물량 회수 폐기

市 전수검사 내용도 거짓 드러나
시민 "시 믿었는데…" 불안·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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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04'가 찍힌 '인천산(産) 계란'은 살충제 걱정 없이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던 인천시 발표가 하루만에 뒤집혔다. 인천지역 15개 산란계 농가를 전수 검사했다던 인천시 발표 내용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살충제 계란'으로 인한 시민 불안을 인천시가 더욱 증폭시켰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친환경 인증을 받은 인천 강화군 불은면의 한 산란계 농가에서 살충제 성분 중 하나인 '비펜트린'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고 밝혔다. "인천지역 생산 계란에선 살충제 성분이 하나도 검출되지 않았다"던 인천시 결과발표가 하루만에 뒤집혔다.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인천 남동구에 사는 김모(39)씨는 "인천산임을 의미하는 '04'가 찍힌 계란은 안전하다는 인천시 발표내용을 믿고 집에 있던 '04' 계란을 아무 생각 없이 모두 먹었는데, 이제 와서 살충제가 나왔다고 하면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냐"며 "속았다는 생각에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다"고 했다.

인천시 발표 내용 중 "인천지역 15개 산란계 농장에 대해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전수 검사를 실시했다"던 것도 거짓이었다.

15개 산란계 농장 가운데, 친환경 인증을 받은 5개 농장은 인천시가 직접 검사한 게 아니라 농림부 산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별도로 진행한 살충제 검사 결과를 반영한 것이었는데, 인천시는 하지도 않은 전수 검사를 했다고 한 것이었다. 이를 믿고 대부분의 지역언론은 인천산 계란은 안전하다고 보도를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친환경 인증 농가에 대한 검사를 진행한 농산물품질관리원이 지난 16일 '이상 없다'는 통보를 해와 우리가 별도로 조사하지 않고 이 결과를 발표 내용에 반영했다"며 "우리가 전부 검사했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했다.

농림부 산하 농산물품질관리원은 앞선 전수검사 과정에서 일부 농장 시료 수거과정에 문제가 제기되면서 재검사를 진행했다. 이 재검사가 없었다면, 살충제가 포함된 인천산 계란이 버젓이 살충제가 없는 안심 계란으로 유통될 수도 있었다.

한편 인천시는 부적합 판정 농가가 보관 중인 계란 3만6천 개의 출하를 중지시키고, 유통 중인 물량 2만1천600개를 즉시 회수·폐기토록 했다. 이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 껍데기(난각)에는 '04씨케이' 표기가 돼 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