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50년 역사, 놀랍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 첫 부처 업무보고에서 차담회 때 유영민 과기부장관으로부터 받은 '과학기술 50년사'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공직자는 국민위한 봉사자이지
정권의 뜻에 맞추고 충성하려는
'영혼없는 공무원' 돼선 안될 것"
"정부, '개혁 주체' 자부심" 주문
4차산업혁명 대비 부족 등 지적
공영방송 독립·공공성 회복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가진 업무보고 자리에서 개혁을 주문하며 '국정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지났는데, 국가의 역할을 새로 정립하고 국민께 희망을 되찾아드리기 위해 노력한 기간이었다"며 "지금까지 새 정부의 국정 방향과 계획을 마련하는 데 노력했다면, 지금부터는 구체적 성과와 실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새 정부가 강조하는 개혁도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꿔주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들은 새로운 공직자상을 요구하게 됐다"며 "공직자는 국민을 위한 봉사자이지 정권에 충성하는 사람이 아니다. 공직자는 국민과 함께 깨어있는 존재가 되어야지, 정권 뜻에 맞추는 영혼 없는 공직자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새 정부에 요구하는 시대적 과제는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라며 "그 과제를 수행하려면 공직자가 개혁의 구경꾼이나 개혁 대상이 아니라 개혁을 이끄는 주체라는 자부심과 열정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사실상 최일선에서 새 정부의 개혁을 집행해야 하는 공직자들을 향해 '개혁의 주체가 돼 달라'고 호소한 셈이다. 사회 전 분야에서 추진 중인 강도 높은 개혁작업을 위해서는 정부 스스로 솔선수범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특히 취임 이후 검찰과 법원 등 사법개혁과 국정원·국방개혁 등 우리 사회에 쌓여왔던 적폐 청산에 나선 터다. 문 대통령이 이날 공직사회 개혁을 강조한 것은 이런 연장 선상으로 읽히며 향후 고강도의 개혁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 분야와 관련해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 분야의 국가경쟁력 하락 ▲연구·개발(R&D) 자금 투입 대비 성과 부실 ▲기초연구 투자 부족 ▲4차 산업혁명 대비 부족 ▲높은 통신비에 따라 가계 지출 부담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방송 분야에 대해서는 특히 공영방송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개혁에 나설 뜻을 비쳤다. 문 대통령은 "방송의 경우에는 언론자유지수가 민주정부 때보다 크게 떨어졌다"며 "특히 공영방송은 독립성과 공공성이 무너져 신뢰가 땅에 떨어진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결과들을 보면 지난 10년간의 과기정보통신 정책과 방송정책에 대해 근본적인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당부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