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인 비용 경기도서 부담'
정부 재의 요구 고민끝 공포
'현행 법령에 근거 규정 신설'
민주당 권칠승 의원 대표발의

지난 5월 경기도의회는 이재준(민·고양2) 기획재정위원장이 추진한 '경기도 행정심판 비용 지원 조례안'을 원안가결했다. 도지사를 대상으로 한 행정심판이 전부인용된 경우, 심판 청구인이 행정심판을 위해 쓴 비용을 도 차원에서 부담하자는 게 골자다.

이 조례는 앞서 정부로부터 한 차례 재의 요구를 받았다. 행정소송은 승소하면 소송 과정에서 쓴 비용을 행정기관으로부터 돌려받을 수 있는데, 행정심판은 비용 지원에 대한 규정이 상위법에 없어 조례로 제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조례 의결 후 공포 여부를 두고 고민하던 도는 법적 근거는 없지만 심각하게 위법한 사항은 아니라고 판단, 2주 만에 조례를 공포했다.

우여곡절 끝에 제정됐던 경기도의회의 해당 조례가 법 개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화성병) 의원은 '행정심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23일 밝혔다.

행정소송법은 패소자가 소송비용을 부담토록 명시돼있지만, 행정심판법에는 아무런 규정이 없어 행정기관이 업무를 잘못 처리해 심판 청구인의 피해 사실이 받아들여져도 심판에 소요된 비용은 청구인이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현행 법령상 근거가 없지만 도의회가 조례로서 바로 잡으려고 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이에 개정안은 행정심판의 경우도 청구가 전부 인용되거나 행정기관이 처분 등을 취소·변경해 각하·기각된 경우엔 청구인이 부담한 심판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행정기관이 부담토록 명시했다.

권 의원 측은 "경기도의회에서 제정한 조례와 경기연구원의 자료 등을 토대로 법 개정을 준비하게 됐다"며 "국민의 권익을 보장하고 행정기관이 더 신중하게 행정 처분을 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례를 대표발의했던 도의회 이재준 위원장은 "민생 현장의 불합리한 부분을 조례로서 개선하려고 해도 상위법에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제정할 수 없는 사례가 많았다"며 "법 개정으로 이어질 수 있게 돼 기쁘다. 주민밀착형 법이 많이 제정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