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건국이 자국 내 E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 60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조사한 결과, 올해 들어 감염 사례가 급증한 주원인이 수입산 돼지고기와 이를 이용해 만든 육가공제품으로 밝혀졌다.
특히 영국의 한 대형 슈퍼마켓 체인점이 주로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수입한 돼지고기로 만든 소시지와 슬라이스 햄이 주범으로 지목됐고, 이로 인해 수천 명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영국 보건국은 문제의 슈퍼마켓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네덜란드 언론은 해당 체인이 '테스코'라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네덜란드에서 판매되는 간 소시지와 '파테' 제품 가운데 80%에서 E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네덜란드 보건·식품 전문 웹사이트 푸드로그가 밝혔다.
네덜란드 미생물학자들은 제대로 위생 처리가 안 된 돼지 피를 이용해 제품을 만든 것을 주원인으로 보고 있다.
E형 간염 바이러스는 사람과 동물이 모두 감염되고 옮기는 인수공통전염병이다.
대부분 경미한 증상을 앓거나 감염 사실을 모르고 넘어가기도 하지만 간 손상과 간부전, 신경손상을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할 수 있다.
E형 간염은 아직 예방 백신이 없으며, 치료는 면역글로불린 등을 이용한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4일 최근 유럽에서 햄과 소시지로 인해 E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증에 따라 수입·유통 중인 제품에 대한 검사를 강화했다.
국내에서 유럽산 돼지고기를 원료로 하면서 가열이나 살균 공정을 거치지 않은 제품 역시 수거·검사 대상이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