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9월 정기 국회 개회를 앞두고 여당 국회의원 전원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 120명 중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신경민·김현권·신창현 의원을 제외한 115명이 참석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1박 2일간 세종시 홍익대 국제연수원에 모여 정기 국회 대비 워크숍을 마치고 곧바로 청와대로 이동, 95.8%라는 높은 참석률을 기록했다.
108일 만에 만난 문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의 모임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정오부터 오후 1시49분까지 109분간 이어졌다.
의원들과 청와대 참모진은 행사 시간 45분 전인 11시15분부터 영빈관 2층 오찬장에 입장해 티테이블에 모여 이야기꽃을 피웠다.
문 대통령은 행사 시작 4분 전인 오전 11시 56분 오찬장에 입장했다. 문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모든 참석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문 대통령은 이동 경로에 있는 국회의원 전원, 헤드테이블에 앉은 의원 전원과 악수한 뒤 자리에 앉았다. 박수는 문 대통령이 자리에 앉기까지 계속됐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진작에 초청하고 싶었는데 인수위 없이 시작하다 보니 형편이 되지 않았다. 취임 100일이 지난 지금에서야 모시게 됐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에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절실·성실·진실의 '3실'로 대통령이 되셨는데 이제 국민과 소통하고, 역사와 소통하고, 미래와 소통하는 '3소' 대통령이 되셨다"며 화답했다.
오찬 회동에서는 의원들 사이에서 "신발끈을 다시 묶자" "당·정·청이 하나되는 것이 중요하다" "잘하고 있을 때 조심해야 한다" "교만에 빠지면 희망이 없다"는 등의 발언이 나왔다.
이날 오찬장은 모든 의원이 문 대통령을 바라볼 수 있도록 자리 배치가 이뤄졌다. 문 대통령과 함께 앉는 헤드테이블에는 당 지도부와 5선 중진, 상임위원장이 착석했다.
문 대통령 오른쪽에는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자리잡았고, 왼쪽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이 앉았다.
헤드테이블 바로 뒤 테이블에는 4선 중진의원들이 앉았고, 그 뒤로는 상임위원회별로 모여 앉되, 초선 의원들을 배려해 앞줄에 앉도록 했다.
또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 국회의원 출신 장관 3명은 한 줄로 나란히 모여 앉았다.
이날 자리 배치와 관련, 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재미있는 포맷이다. 과거 라운드 테이블에 앉을 때는 뒤돌아 앉아 대통령을 못 보는 의원도 많았는데 이런 자리는 소통형 구조"라고 평가했다.
조한기 의전비서관은 "의원들이 편하게 오래 이야기 나누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자리 배치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북한이 300mm 대구경 다연장포를 동해 상으로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한 탓에 참석자들은 건배나 구호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오늘 군사훈련 중이고 또 안보상황도 엄중해서 우리가 축배를 들거나 흥을 돋울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추미애 대표는 농담조로 "큰 소리로 웃어가면서 휘파람도 좀 나오고 그런 박수를 보내면 안될까요"라고 제안했다가 참석자들이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자, "상황이 엄중하다는 대통령님의 말씀을 받들어 마음속으로만 그런 박수를 보내자"고 말했다.
또 이날 식순에 포함돼 있지 않았으나, 정의용 안보실장이 우원식 원내대표 발언 후 북한 도발과 관련한 안보 상황 분석 및 군 대비태세를 여당 의원들에게 보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