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단독입수 최초보도
佛국립도서관 학계 요청 수용
"색감 살아있고 입체감 분명"
전문가들 사료가치 높게 평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 장안문(長安門)의 정면을 채색한 그림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최근 경인일보가 프랑스 국립도서관을 통해 단독 입수한 '장안문 외도(長安門外圖)'는 지난해 6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오산) 의원, 전경목 한국학중앙연구원 고문헌관리학과 교수, 김준혁 한신대 정조교양대학 교수 등이 발견한 '정리의궤(整理儀軌)' 권39 성역도(城役圖)에 들어있는 것이지만, 당시에는 도서관 측이 유독 해당 그림만을 누락한 채 의궤를 공개했다.
그러다 지난해 말 관련 학자들이 프랑스 국립도서관 측에 장안문 외도에 대한 추가 공개 요청을 했고, 도서관이 최근 이를 받아들여 자료를 공개한 것이다.
장안문은 수원 화성의 북문(北門)으로, 규모나 구조가 서울의 숭례문(남대문)과 매우 비슷하지만, 옹성(甕城·성문을 공격하거나 부수는 적을 측면과 후방에서 공격할 수 있는 시설)과 적대(敵臺·성문 양옆에 돌출시켜 옹성과 성문을 지키는 방형의 대)와 같은 남대문에는 없는 새로운 방어용 시설을 갖춘 점이 독특하다.
1920년대 수원시의 시가지계획사업으로 장안문의 좌우 성벽이 헐렸으며, 1950년 6·25전쟁 때 폭격으로 누각이 소실됐다가 이후 흑백의 목판화인 '화성성역의궤'를 바탕으로 여러 차례 복원공사를 거쳐 오늘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수원화성박물관 관계자는 "정리의궤는 정조의 화성 행차 과정과 화성 축성에 대한 내용을 기록한 가장 오래된 어람용(御覽用·왕이 열람하기 위한) 한글본 의궤"라며 "이번에 새롭게 공개된 장안문 외도는 기존의 화성성역의궤에 실린 도설에 비해 적대, 현안(懸眼·성벽의 위에서 아래로 군데군데 낸 홈) 등의 입체감이 더욱 분명하고, 색감이 살아 있어 그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김선회기자 ks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