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수년간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남편을 살해하려 한 50대 여성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의정부지방법원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안종화)는 가정폭력을 일삼은 남편이 잠든 사이 살인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재판에 넘겨진 A(56·여)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죄질이 가볍지 않지만, 피해자가 자신과 아들에게 해를 끼칠 것이 두려워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지속적인 가정폭력을 당한 점, 자수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005년 집을 나간 남편 B(56)씨가 돌아오지 않자 이혼 판결을 받았다가 지난 5월 길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 함께 생활했다. 그러나 B씨는 A씨의 남자관계를 의심하며 폭력을 일삼고, 급기야 흉기로 위협까지 했다.

참다 못한 A씨는 지난 7월 6일 술에 취해 잠이 든 B씨의 손과 발을 묶은 뒤 얼굴에 뜨거운 물을 붓는 등 살인을 시도했다.

의정부/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