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삼웅 신흥무관학교 100주년 기념사업회 공동대표는 13일 오전 7시 인천 송도 쉐라톤그랜드인천호텔에서 열린 '제376회 새얼아침대화'에 강사로 나와 "대한민국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이기도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 후손들로부터 빌려 쓰는 땅이기도 하다"면서 "전쟁 위기로 치닫고 있는 이 땅을 전쟁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서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도덕적 의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7대 독립기념과장을 역임했으며 '나는 박열이다' 등 독립운동가들의 평전을 주로 집필해 온 김삼웅 대표는 이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14세기 영국군의 프랑스 작은 항구도시인 칼레 점령과 관련해 만들어진 '노블레스 오블리주 이야기'를 꺼냈다.
힘들게 점령한 영국군이 칼레의 주민들을 전부 몰살시킬 순간에 그 도시의 귀족과 부자 6명이 주민을 대신에 죽겠다고 나서면서 문제가 해결된 일화다. 이 이야기는 프랑스의 유명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의 작품 '칼레의 시민들(The Burghers of Calais)'로 남아 전해진다.
김삼웅 대표는 우리에게는 우당 이회영(1867~1932) 선생 집안이 있다고 했다. 조선 최고 부잣집 중 한 곳으로 꼽힌 이회영 선생 형제들은 나라를 빼앗기자 모든 재산을 팔아 만주로 건너가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해 우리 독립운동의 산실을 이루었으며, 독립에 모든 것을 바친 그들은 정작 비참한 죽음을 맞았다.
김삼웅 대표는 또 지금의 우리 사회가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조선 말기나 임진왜란 시기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해이 현상과 비슷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요즘 한국사회가 부(富)의 편중에 따른 사회 갈등이 우려될 만큼 심각하고, 또한 이러한 소수의 부가 국민 정서를 갈기갈기 찢어놓는 것도 큰 문제라고 했다.
김삼웅 대표는 대학가에 명예박사학위가 남발되고 있는 것도 비정상이라고 하면서 "부자나 유력자들이 손쉽게 명예박사학위까지 따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부와 권력, 명예는 함께하기 어렵다는 점을 우리의 부자들이 알아야 한다"고 했다.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