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방문중인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소득주도성장론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방향이 잘못된 것은 물론, 이를 구현할 능력도 없다"면서 박한 평가를 내놓았다.

남 지사는 16일(현지시간) 독일 현지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문 정부의 경제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경제부총리인)'김동연 패싱'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장하성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일부의 의견이 일방적으로 적용되고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생산과 규제 철폐를 중시하는 김동연 부총리 입장이 잘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남 지사는 정부 출범 이후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한 각종 소득 증대 대책에도 불구하고 경제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지난달 일자리 증가율이 지난 4년6개월 중 최저였고, 청년 실업률은 1999년 이후 최대였다. (북한 도발로) 외교·안보가 불안한 데, 경제마저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규제 개혁·창업 투자·노동 개혁이라는 혁신경제 없이 소득만 늘려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가계의 소득을 늘리기 위해 교육·주거 비용을 줄여주면서, (경제적) 공급을 확대할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낙마 사례 등에 대해서는 "야당과 연정하지 않고는 국정을 할 수 없다는 신호"라고 해석하고, "앞으로 여러 정책을 내놓을 텐데, 현재의 정부는 야당을 설득할 능력도 없고 의지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만 믿고 120석의 소수정당인 민주당만으로 국회를 운영하겠다는 생각은 오만이다"라고 말했다.

또 "진보정권에서 노동개혁을 이뤘고, 연정을 통해 성장까지 거머쥔 독일에서 배우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독일 베를린/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