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회감지기2
배회감지기 /경기공동모금회 제공

전국 日 평균 27명 길 잃어
올 노인 3천명 대상 보급중
2020년까지 기업기부 예정


용인에 사는 직장인 김모(50)씨는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76)와 연락이 되지 않을 때마다 가슴을 졸였지만, 최근 걱정을 덜었다.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배회감지기를 지원받아 아버지 손목에 채운 뒤부터는, 위치추적을 통해 언제든 아버지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원래는 가방에 부착형 배회인식표를 달아드렸는데, 가방을 잃어버리거나 두고 외출하시면 생사를 확인할 길이 없었다"며 "이제는 아버지가 혼자 집에 계실 때도, 집 앞 복지관에 가신다고 해도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21일 치매 극복의 날을 맞는 가운데 경기공동모금회의 '기억장애 수호천사(행복GPS)' 사업이 치매 노인과 가족에게 날개가 돼주고 있다. 20일 경기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올해 SK하이닉스로부터 1억5천만원 상당의 손목형 위치추적기(배회감지기)를 기부받아 도내 3천명의 치매 노인에게 지원 중이다.

배회감지기는 SK하이닉스가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 전용망인 '로리'와 미아방지 스마트밴드 개발 업체인 '리니어블'의 블루투스 기반 단말기 제작 기술을 결합해 초소형·초경량으로 제작한 위치추적기다. SK하이닉스의 기부는 오는 2020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만 전국 9천867명의 치매 노인이 실종되는 등 하루 평균 27명이 집을 잃는 상황에서 환자와 가족이 겪는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도입됐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 치매를 앓던 80대 노인이 실종됐다가 이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으며, 앞서 지난해 6월에는 영암에서 치매 노인이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아 경찰과 소방인력 50여명이 투입되기도 했다.

경기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실종 어르신을 조기에 찾지 않으면 각종 범죄와 위험에 노출된다"며 "기억장애 수호천사 사업이 어르신들의 실종 예방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치매 노인은 전국 62만3천여명, 이중 20%가량인 13만여명이 도내 거주 중이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