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가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 메모리(TMC)'를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에 팔기로 했다. SK하이닉스도 이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 했다.

21일 반도체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도시바는 20일 홈페이지에 "오늘 이사회에서 미국 투자회사인 베인캐피털을 주축으로 한 한미일 연합에 도시바 메모리를 매각하기로 결의했다"며 "평가 금액, 고객 및 고용 등 메모리 사업의 안정적 성장성, 각국의 기업결합 신고 승인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매각 대상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도시바와 베인캐피털 측은 한미일 연합이 '판게아(Pangea)'란 이름의 인수목적회사를 설립한 뒤 TMC 주식 전량을 총 2조엔(약 20조원)에 판게아에 양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내년 3월 31일까지 주식 양도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SK하이닉스도 공시를 통해 "도시바 반도체 사업의 지분 매각과 관련해 도시바 이사회가 당사의 파트너인 베인캐피털이 포함된 컨소시엄과 매각 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의했다"고 확인했다.

이번 발표로 SK하이닉스는 도시바 인수를 위한 발판을 확보했다. 하지만 협상 마무리까지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해 아직 낙관은 이른 상황이다.

SK하이닉스 측도 이날 "도시바 이사회가 승인한 내용은 아직 주요 사항에 대한 협의가 남았다"며 "향후 계약 프로세스에 따라 이익에 부합하도록 협상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쟁자였던 미국 웨스턴 디지털(WD)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 이번 결정에 유감을 표명했다. WD는 도시바가 진행하는 반도체 메모리 공장 증설 투자를 중지하라며 국제상업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ICA)에 추가 소송도 제기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