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증감·사업손실·청렴도 조사 등 90여건 자료 요구
"재정문제 해결 지속가능 여부… 송도6·8공구 살필것"


다음 달 27일 예정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인천시 국정감사가 '미리 보는 차기 인천시장 선거전'이 될 전망이다.

여야 차기 시장선거 유력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박남춘(인천 남동구갑) 의원과 자유한국당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이 감사위원과 피감기관의 기관장으로 맞붙게 된 것이다. 인천시 안팎에선 벌써부터 "전운이 감돈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박남춘 의원은 이번 국감에 대비해 90건이 넘는 자료를 인천시에 요구한 상태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의 인천시·시 산하기관 부채 증감 내역을 비롯해 국책 및 시책사업 실패·지체로 인한 비용·손실 발생현황, 100억 원 이상 사업비 유발 사업 추진 상세 내역, 권익위원회 등에서 실시한 청렴도 조사결과 등이 요구자료에 포함됐다.

또 인천 도시철도 2호선 사고·고장·시설 개선 현황, 경인고속도로 일반화와 동인천 르네상스 사업 등 추진 현황, 검단 스마트시티 무산으로 인한 이자·손실 현황, 논란이 됐던 월미도 고도제한 해제 경위보고서 등은 물론, 최근 송도 6·8공구 공모 과정에서의 인천시 검토결과 등 다양한 분야의 자료 제출을 인천시에 요구했다.

박남춘 의원은 "아직 얘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인천시가) 재정문제를 해결하고 '부자도시'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지속 가능한 것인지 살펴볼 생각"이라고 했다. 또 "송도 6·8공구 문제는 복마전으로 흐르고 있어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잘 살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유정복 시장과 박남춘 의원은 2년 전인 2015년 인천시 국정감사에서 양보 없는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유정복 시장과 박남춘 의원은 제물포고등학교와 행정고시 1년 선후배 관계지만, 당시 수도권매립지 사용기간 연장문제, 시장 업무추진비 문제 등에 대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박남춘 의원은 동료 의원의 보충질의 기회까지 빌려 가면서 3차례나 추가질의했고, 유 시장도 제한 답변시간을 모두 써가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당시 야당 소속 국회의원과 여당 시장이었던 둘의 관계는 현재 여당 국회의원과 야당 시장으로 바뀐 상태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번 국감이 두 인사 간 정치적 갈등 심화의 장이 아닌 잘 풀리지 않는 지역 현안 해결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