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신발 액세서리·교육콘텐츠…
다양한 업종 '창업가 변모' 눈길
女 벤처기업 '전체의 8.7%' 불과
"가족이 힘 '죽음의 계곡' 넘을 것"
3년 전 '무본드 제조 공법'으로 유아 수제화와 탈부착 신발 액세서리를 개발한 에스투메이드 김화진 대표는 과거 기업 인사 담당자로 활약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아이를 낳은 뒤 일과 육아 사이에서 고민에 빠졌다.
24일 경기도일자리재단 여성능력개발본부에서 만난 그는 "회사로 돌아가면 아이가 아플 때 즉각적으로 봐줄 수 없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며 "시간 조율이 가능하면서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창업 이유를 설명했다.
여러 고비도 있었지만 창업에 성공한 김 대표는 현재 AK, 롯데 백화점 등에 납품하는 등 판로를 늘려가고 있다.
미술·심리 치료사로 일했던 베이비클로 이하나 대표도 1년 5개월 전 휴대 아기 식탁 의자 전용커버를 개발해 창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2년 전 아이들과 한 식당에 다녀온 후 수족구병에 걸려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아이들이 식당에서도 건강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아이템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어릴적부터 발명가가 꿈이었다는 그는 국내외 특허도 따내는 등 활발한 활동으로 회사 규모도 조금씩 키워가고 있다.
여성 벤처기업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벤처기업의 8.7%에 불과하다. 쉬운 길은 아니지만 엄마 CEO들은 가족들의 든든한 지원이 창업에 큰 힘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2년 전 인형극을 활용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한 스토리키즈 정직희 대표는 10년여의 유아 교육 경력을 포기하고 2015년 창업에 뛰어들었다. 정 대표는 "가장 큰 힘은 가족"이라며 "고등학생 자녀들이 '엄마 멋있다'는 얘기를 해줄 때 힘이 난다"고 말했다.
뷰티 전문 에디터와 홍보 마케팅 경험을 살려 지난 4월 유해성분 없는 립스틱과 립밤 등 아이템으로 창업에 도전한 원혜성 대표도 "많은 스타트업들이 자리를 잡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가족들의 지지로 여기까지 왔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스타트업에 찾아오는 '죽음의 계곡'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