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간의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조류인플루엔자(AI) 비상이 걸렸다.

AI 상시 발생국인 중국 등지에서 활동하던 철새가 매년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 한반도로 이동하면서 AI 유입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경북 영천 지역 야생조류 분변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에 검출된 바이러스는 'H7N7' 형으로 확인됐다.

현재 유전자 검사가 진행 중이며, 고병원성 여부는 이번 주 중 확정될 예정이다.

당국은 분변 시료를 채취한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10㎞ 이내를 방역지역으로 설정해 가금류 이동제한, 소독·임상검사 및 차단방역 강화 등 고병원성 AI에 준하는 방역 조치를 시행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야생조류 분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AI 발생으로 보지는 않지만 모든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만약 고병원성으로 확진되면 기존 방역 조치가 유지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전염성이 강하고 폐사율이 높은 고병원성으로 확진될 경우다.

이번에 검출된 'H7N7' 형이 과거 우리나라에서 고병원성으로 확진된 경우는 없었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야생조류 분변 검사 결과 고병원성이 확진되면 채취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10㎞ 이내의 지역은 야생조수류예찰지역으로 지정된다.

이동 통제와 소독 등이 실시되고 야생조류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축사에는 그물망을 설치한다.

시료 채취일을 기준으로 21일이 지난 후 예찰 지역 안의 닭과 오리 등에 대한 검사 결과 이상이 없으면 이동제한이 해제된다.

검사 결과 고병원성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도 위험은 남아 있다.

앞으로 철새가 본격적으로 이동하는 시기여서 또 다른 AI 바이러스가 나타날 수 있다.

아직 천수만, 새만금, 낙동강 등 주요 철새도래지에는 겨울 철새가 소수만 확인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현재는 일부 개체만이 남하했으나 10월 초·중순 이후에는 본격적인 이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30일 시작되는 10일간의 추석 연휴도 변수다.

긴 연휴를 맞아 고향을 찾거나 여행을 하는 인파가 많다. 철새도래지에 접근하는 경우도 늘어날 수 있다.

만일 연휴 기간 가금농가 등에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 방역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고, 추석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보면 철새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되면 농가에서도 뒤이어 AI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병원성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추석 연휴 등에 대비해 특별 방역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