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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수원 세류동 한 모텔서 30대 여성 숨진 채 발견 /연합뉴스

남자친구와 함께 모텔에서 투숙하던 30대 여성이 객실 화장실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사고 발생 4시간 만에 같이 투숙했던 남자친구를 붙잡아 지난 1일 상해 혐의로 구속했다.

2일 경기도재난안전본부와 수원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달 29일 오후 2시 56분께 수원시 세류동의 한 모텔에서 오모(30·여)씨가 화장실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숨졌다. 이를 본 오씨의 남자친구 노모(33)씨는 모텔 부근 공중전화로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가 도착할 당시 오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으며, 현장에 남자친구 노씨는 없었다. 이에 범죄 혐의점이 있다고 판단한 구급대는 경찰에 사건을 인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당일 오후 7시 46분께 노씨를 검거했지만 오씨의 사망원인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으로 보고 노씨를 상해 혐의로 구속했다. 이어 경찰은 국과수 부검 결과를 통해 오씨가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머리를 부딪힌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노씨가 오씨를 폭행한 점은 인정했다.

경찰 조사 결과 노씨는 폭행 전과가 있었으며 범행 이틀 전 오씨를 폭행했고 평소에도 여자친구를 자주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발견 당시 오씨의 몸에는 폭행의 흔적인 멍 자국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에서 노씨는 "사귄 지 2개월 정도 된 여자친구와 돈 문제가 얽혀있어서 때렸다"며 "여자친구가 화장실에 쓰러져 있는 것을 봤지만 너무 놀라서 도망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 결과 오씨가 '급성주정중독' 증상을 보여 노씨의 폭행으로 인한 사망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며 "숨진 오씨가 평소 술을 많이 마셔 지방간 수치가 높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박연신기자 julie@kyeongin.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