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 회복세가 약화하면서 2분기에 이어 3분기 성장률도 0%대 중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가계부채와 북핵, 미국의 금리인상과 자산축소 등 리스크 요인이 산재해 있어 정부가 올해 목표했던 연간 성장률 3% 달성 가능성이 갈수록 작아지고 있다.

9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민간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전분기 대비)은 2분기(0.6%)와 비슷한 0%대 중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 경제는 올해 1분기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수출이 호전되면서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 6분기만에 1%대로 올라섰다. 그러나 2분기에는 기저효과, 생산과 소비의 동반 하락 등으로 다시 0.6%로 떨어졌다.

3분기 역시 생산과 소비가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는 데다 설비투자는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달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체 산업생산 증가율(전월비)은 0%로 제자리걸음을 했고,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 증가율은 7월 0.1%에서 8월(-1.0%) 마이너스 전환했다.

설비투자는 7월(-5.1%)과 8월(-0.3%)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고, 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2.0%(전월비), 건설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3.4%(전년 동월비) 감소했다.

경제 수요 측면 대표 지표인 소비·설비투자·건설기성이 모두 역성장한 것은 2016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소비자 심리도 꺾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7.7로 2.2포인트(p) 떨어지면서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아직은 기준값인 100을 웃돌고 있지만 소비자심리 상승세가 확연히 꺾인 분위기다.

다만 수출은 지난 9월 551억3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 급증하면서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11월 수출액은 1956년 수출 통계 작성 이래 최대를 기록하는 등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 기대고 있는 점은 불안요소로 꼽힌다.

각종 지표를 종합하면 3분기 성장률은 2분기와 엇비슷한 0.5∼0.7%를 기록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올해 3% 성장 달성 목표가 위태로워 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연속으로 0.77% 성장률을 기록해야 정부가 제시한 연간 3.0%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

3분기 성장률이 0.7% 밑으로 떨어지면 4분기 '깜짝 성장' 없이는 3% 성장 달성이 쉽지 않은 것이다.

우리 경제는 2014년(3.3%) 이후 2015년과 지난해 2년 연속 2.8%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은 오는 19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한은은 지난 7월,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2.8%로 제시했는데 이를 상향 내지 하향 조정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문제는 우리 경제 앞에 리스크 요인이 산재해 있다는 점이다.

대내적으로는 8·2 부동산 대책에도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강남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잡히지 않고 있고, 1천4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해법도 내놔야 한다.

무엇보다도 북한의 도발 빈도가 잦아지고 있어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시장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3분기와 4분기는 0.5% 정도 성장을 하면서 연간으로는 2.7∼2.8% 정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비가 마이너스인데다 건설투자도 활기가 떨어졌는데 4분기까지 이런 분위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2∼3분기 정도 상당히 빨리 오른 경제 성장세가 6월부터 꺾이는 모습"이라며 "1분기 성장률이 1.1%였는데 3분기는 1%에 훨씬 못미치면서 2분기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