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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11일에 달하는 긴 명절 연휴를 노리고 수원역 매산로 일대 성매매 집결지가 요금을 인상했지만 손님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연휴 내내 성매매가 성행하고 있는데도 관할 당국인 경찰과 지자체의 단속은 평소와 다를 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추석 다음 날인 5일 오전 11시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다소 이른 시간에도 외국인 노동자들로 붐볐다. 뒷골목에 늘어선 빨간 유리방에는 '9월 30일부로 외국인 기본 4만원입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손님 맞을 준비를 하던 나연(37·여·가명)씨는 "명절 때 손님이 훨씬 더 많아 요금을 인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 발안읍의 한 기계 제조 공장에서 일하는 그람나드(26·네팔 국적)씨는 나연씨와 인상된 요금을 두고 흥정을 벌이기도 했다. 그람나드씨는 "친구를 기다리던 중이었다"며 얼버무리면서 "연휴가 길지만 고향에 다녀올 돈도 없고 심심해서 이곳을 찾았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9일 한터전국연합회(한터) 수원지부 등에 따르면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는 지난달 30일부터 기본요금을 1만원씩 인상했다. 고향을 가지 못하는 인근 공장 지역의 외국인 노동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수원시에서 성매매 집결지 정비 사업을 추진을 본격화해 마지막 '대목'으로 보고 이같이 결정했다.

실제 추석 연휴기간 매출이 평소보다 20~30% 올랐다는 게 한터 측의 설명이다. 반면 관할 지자체와 경찰에 접수된 성매매 신고와 출동 건수는 여느 때와 같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경찰 관계자는 "추석 연휴 동안 경찰에 접수된 신고는 3~4건"이라며 "주기적으로 단속을 하고 있지만 현장을 목격하지 않는 이상 적발해내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수원시는 이르면 오는 내년 4월께 이 일대를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하고 철거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에 한터 수원지부 측도 팔달2매산 도시주거환경정비 추진위원회를 발족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