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서점 중 1곳인 교보문고가 인천 연수구에 있는 대형쇼핑몰에 점포를 내기로 했다가 지역 중소서점들의 반발에 입점 방침을 철회했다. 인천시는 내년 전수조사를 통해 체계적인 '동네 서점'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인천지역 중소서점들이 모인 인천서점협동조합은 교보문고 측이 연수구 동춘동 소재 복합쇼핑몰인 스퀘어원 입점 계획을 철회한다고 최근 통보했다고 9일 밝혔다. 애초 교보문고는 스퀘어원과 쇼핑몰 1층 입점 계약을 검토해왔다.

지난달 초 쇼핑몰 내에 안내문이 붙으면서 교보문고 입점 계획이 알려지기 시작하자, 연수구에 있는 중소서점과 인천서점협동조합이 연수구 등에 반대의 뜻을 강하게 제기했다. 올해에만 인근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대형 복합쇼핑몰 2곳에 각각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같은 대형서점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송도국제도시 교보문고와 스퀘어원은 직선거리로 불과 3.4㎞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인천서점협동조합 관계자는 "지역서점 주인들이 구월동 교보문고 인천점 앞에서 집회할 계획까지 세웠었다"며 "이 문제를 놓고 연수구, 교보문고 등과 협의를 갖기도 했는데 그 이후 교보문고 측에서 입점 방침을 철회하겠다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서점은 1995년 400여 곳에 달했으나, 20년이 지난 2015년에는 99곳으로 줄더니 올해 5월 기준으로는 78곳만 남았다. 이마저도 문구점과 겸업하며 학습서만 취급하는 서점을 제외한 종합서점은 60곳이 넘지 않는다는 게 인천서점협동조합 설명이다.

인천시는 체계적인 동네서점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자 내년에 지역서점 운영실태 전수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다음 달 중에는 전수조사를 비롯한 서점 활성화를 위한 '인천시 지역서점 운영 활성화 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내년 전수조사를 통해 지역서점 자생력 강화와 시민 독서율 향상을 함께 이끌어 낼 중장기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