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미 농협 수매가격이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되거나 소폭 인상될 전망이다. 경기미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데다 쌀값 하락을 막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1일 경기농협에 따르면 신김포 쌀, 수라청 쌀, 파주 쌀의 농협 수매가격이 지난해보다 500원~2천 원 인상된 가격으로 최근 확정됐다. 지금 추세로는 나머지 경기미 수매가격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되거나 인상될 것으로 관측된다.

경기미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줄면서 수매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풍년이었던 지난해 경기미 수매가격은 4만 5천500원~6만 1천 원 선으로, 2015년 수매가격보다 최대 17%까지 떨어졌다.

정부의 쌀값 안정 의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정부는 쌀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시장에 공급될 쌀을 사들이는 '시장 격리' 물량을 37만t 매입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양이다.

전국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여주·이천 쌀 수매가격은 지난해 수준(6만 1천 원)으로 동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통상 경기미 수매가격의 기준이 되는 여주·이천 쌀 수매가격이 정해지면 나머지 경기미 수매가격도 따라갔지만, 아직 미정이다.

지난해 쌀값 폭락 등으로 발생한 적자를 메우기 위해 미곡종합처리장(이하 RPC)들이 인하 여부를 검토하면서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수매가격을 결정한 강원도 철원 쌀은 지난해 수준(5만 4천 원)으로 동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남부RPC 관계자는 "지난해 쌀값 폭락으로 적자가 커지면서 올해 수매가격 결정에 고민이 깊어졌다"면서 "농가 소득 안정 등을 고려해 수매가격을 동결하자는 의견과 적자 폭을 좁히기 위해 수매가격을 낮추자는 의견을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기농협 관계자는 "농협 수매가격이 낮아지면 시중 쌀값도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등을 고려해 올해 수매가격은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되거나 소폭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며 "농가 소득이 안정될 수 있도록 쌀값 올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