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정부·국회도 아우르는 업무
경기도주식회사는 실패 아쉬움
내년 선거따라 의회구성등 변화
'협치' 연정의 가치 유효했으면
"지난 1년을 민주당 정치인 강득구가 아니라 (경기도의회와 경기도청)양쪽을 중재하는 조정자로서 살았다. '나를 내세우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킨 한 해였다."
경기도 연정 2기를 이끄는 강득구 연정부지사가 취임 1주년을 맞는 소회를 밝혔다.
보건복지국·환경국·여성가족국 등 일부 조직을 전담했던 연정 1기의 사회통합부지사와 다르게 2기 연정부지사는 도의회는 물론이고, 정부와 국회를 아우르는 정무적 업무를 수행했다.
288개에 이르는 연정 과제를 실제 정책에 녹여내는 작업 역시 연정부지사가 해야 할 일이었다. 강 연정부지사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한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정말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잘한 것과 아쉬웠던 점이 두루 있었던 1년이었다. 연정 2기를 시작할 때 합의한 288개의 정책 합의문을 근거로 예측 가능한 도정을 펼쳤다는 점에서 연정의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최근 여야 간 갈등을 빚었던 '일하는 청년 정책 시리즈' 합의 과정에서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을 아우르며 결렬을 협의로 뒤집는 극적 반전을 이끌어 냈던 것이 대표적인 연정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반면 2기 연정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경기도주식회사를 거론하면서는 "실패한 정책"이라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강 연정부지사는 "한 달 이상 결재를 하지 않고 있는 사안이 딱 2건이 있는데 모두 경기도주식회사와 관련된 것이다. 애초 브랜드 파워가 약하고 유통망이 없는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정책의 취지가 왜곡됐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추진에 대한 진정성은 이해하지만 예산 지원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 측에 수차례 취지는 좋으나 정책 설계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렸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아쉬움을 표현했다.
예산을 심의·의결하는 기구인 도의회가 직접 예산권을 쥐며 논란을 불러온 '자율예산'에 대해선 공과 과가 있는 미완의 제도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는 "예산을 두고 대립적 관계였던 도청과 의회를 적절한 융합관계로 바꾼 것은 상당히 평가할 만한 부분이다. 의회에 예산권한이 주어지면서 의원들 스스로가 책임에 대한 고민도 가지게 됐다. 앞으로 의원 개인이 (선거용 선심성 예산을 편성하지 않게) 자기검열을 강화해야 하는 것은 물론 언론의 감시도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현재의 여소야대(與小野大)구도가 해소된다면 현재 모습의 연정을 지속하기 어려울 거란 회의적 전망도 내비쳤다.
강 연정부지사는 "다음 도청 집행부의 수장(도지사)이 누가 되느냐, 의회 구성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연정이 달라질 수 있다. 연정의 변화가 있더라도, 협치라는 연정의 가치는 유효했으면 좋겠다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