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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홍보관 '삼성딜라이트'를 찾은 시민들이 S8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에 14조5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되면서 두 분기 연속 사상 최대실적을 갈아치우게 됐다.

매출액 역시 62조원으로 전 분기에 이어 다시 한 번 새 기록을 작성했고, 영업이익률도 전 분기 23.1%에서 0.3%포인트(p) 오른 23.4%로 잠정 집계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매출·영업이익·영업이익률 등 3개 부문에서 모두 신기록을 세우며 '트리플 크라운'을 거둔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 스스로 3분기에는 실적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던 점에 비춰보면 또 한 번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발표 뒤 콘퍼런스콜 때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3분기 이익이 감소할 것이란 가이던스를 이례적으로 내놨다.

이로 인해 실적 발표 뒤 삼성전자 주가는 한때 조정을 받기도 했지만 3분기 실적 발표가 가까워지면서 주가 또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했다.

3분기 실적이 뜻밖에 또다시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14조5천억원은 작년 3분기의 실적(5조2천억원)과 견주면 무려 178.9%나 증가한 것이다. 3배 가까이로 늘었단 얘기다.

이는 특히 작년 3분기에 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발화 사고로 조기 단종되면서 실적이 급감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기저 효과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이번 잠정실적에는 사업부문별 성적은 공개되지 않아 스마트폰(IM) 부문의 영업이익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다. 다만 시장에서는 갤럭시노트7의 후속작인 갤럭시노트8의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3조4천억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삼성전자는 사상 초유의 주력 스마트폰 조기 단종이란 악재를 딛고 1년 만에 화려한 '부활'을 선언한 셈이다.

3분기 깜짝 실적의 일등공신으로는 단연 메모리 반도체가 꼽힌다. 메모리 반도체의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에 올라타고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넘겼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9조원 후반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반도체의 영업이익을 9조9천억원으로 추산하면서 "이 경우 반도체 영업이익이 전체의 68%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체 영업이익의 7할을 반도체에서 벌어들였다는 얘기다.

시장에서는 D램과 낸드플래시의 수요가 기대 이상으로 강세를 보이며 출하량이 증가한 데다 ASP(평균판매가격)이 상승한 점을 반도체 실적 호조의 원인으로 분석한다.

공급은 빡빡한 가운데 기업용 서버와 데이터센터 등에서 수요가 견조했다는 것이다.

새로 준공한 평택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며 출하가 증가한 점도 이익 확대에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3분기에 반도체 호황이 한 풀 꺾일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반대였다.

디스플레이(DP) 쪽에선 애플의 '아이폰X' 출시가 예상보다 늦춰지면서 여기에 납품할 OLED 패널의 공급도 지연돼 실적 개선도 순연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선 8천억원 안팎의 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계절적으로 비수기인데다 원가 상승 등으로 3천억∼5천억원 수준의 이익을 내는 데 그쳤을 것이란 게 시장의 관측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