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1301000530600025491.jpg
여중생 살인 및 사체유기 사건 피의자인 이영학이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여중생을 살해해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어금니아빠' 이영학(35·구속)은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딸 친구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13일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브리핑을 열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영학은 지난 9월30일 낮 12시20분께 딸(14)을 통해 A(14)양을 서울 중랑구 망우동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추행하고, 다음날인 10월 1일 낮 12시 30분께 A양이 깨어나 저항하자 목을 졸라 살해해 시신을 강원도 영월군 야산에 버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이영학은 초등학교 때 집에 놀러왔던 딸 친구인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정해 성적 욕구를 해소할 목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영학이 딸과 사전에 A양 유인을 계획했고, A양이 집으로 찾아오자 딸이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직접 건네 마시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영학은 9월 30일 집으로 찾아온 A양이 수면제를 먹고 잠들자 딸을 집에서 내보낸 뒤 A양을 추행했고, 10월 1일 오전 다시 딸이 외출한 사이 A양이 깨어나 소리를 지르며 저항하자 넥타이로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영학은 A양이 경찰에 신고할까 두려워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다만 이영학은 굳이 A양을 지목해 딸에게 데려오게 한 이유에 대해서는 "엄마가 죽었으니 엄마 역할이 필요하다", "A양이 착하고 예쁘니 데리고 오라고 했다"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답만 반복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를 투입해 이영학을 면담한 결과 부인 사망 이후 성적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했고, 성인 여성보다 유인이 쉬운 딸 친구를 범행 대상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영학은 A양 살해 이후 딸과 함께 시신을 가방에 넣어 차량 트렁크에 실은 뒤 영월군의 한 야산에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이 과정에서 지인 박 모(구속)씨 차량을 이용했고, 이후 은신처를 마련하는 데도 그의 도움을 받았다.

이영학은 초등학교 입학 후부터 자신의 신체 장애를 인식했고, 장애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놀림과 따돌림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영학에게서는 높은 수준은 아니었으나 사이코패스(반사회성 인격장애) 성향도 발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소아성애 성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딸의 심리상태에 대해서는 "딸에게 이영학은 맹목적 믿음의 대상으로 모든 행동과 의사결정이 이영학에게 맞춰져 있다"며 "강력한 심리적 종속관계로 가치판단 없이 맹목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영학에게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제추행 살인과 형법상 추행유인·사체유기 혐의를, 딸에게는 추행유인·사체유기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이영학이 지난달 6일 망우동 집에서 투신해 숨진 부인을 성매매에 이용하고, 딸을 내세워 모은 후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 등도 수사를 통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