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1301000535300025771.jpg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퇴진을 선언했다고 삼성전자가 13일 밝혔다. 사진은 2017년 3월 삼성전자 주총에서 인사말을 하는 권 부회장. /연합뉴스

삼성전자의 '반도체 신화'를 진두지휘해온 권오현 부회장 겸 DS(디바이스솔루션) 사업부문장이 13일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서울 출생(1952년생)의 권 부회장은 서울대 전기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전기공학과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각각 전기공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딴 엔지니어 출신의 전문경영인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1985년 삼성반도체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했다.

1991년 반도체 부문 이사로 임원에 오른 이후 1994년 메모리본부 상무, 1998년 전무, 2000년 부사장, 2004년 LSI사업부 사장, 2008년 반도체 총괄 사장, 2012년 대표이사 부회장 등 고속승진을 거듭했다.

1992년 세계 최초로 64메가 D램 개발을 주도하는 등 공학 전문가로서 역량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았다.

특히 2008년 반도체총괄 사장으로 부임하고 나서는 메모리 제품의 시장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시스템LSI 관련 제품군을 세계 최고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등 경쟁력 강화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 올 초 이재용 부회장도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구속수감된 이후 사실상 '총수대행' 역할을 하면서 그룹을 이끌어 왔다.

새 정부 출범 후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 경제인단에 포함됐고 청와대에서 열린 문 대통령의 기업인 대화에도 삼성그룹 대표 자격으로 참가하는 등 종횡무진했다.

권 부회장은 국내 '연봉 킹'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약 67억원의 연봉을 받아 '최고 소득 월급쟁이'의 자리에 올랐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상반기만 139억8천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급여로만 9억3천여만원을 받았고, 상여금 50억여원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 호조에 따른 1회성 특별상여 명목으로 80억원 이상을 챙겼다.

권 부회장은 이날 DS 사업부문장 사퇴에 이어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직도 연임하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33년만에 '평생직장' 삼성을 떠나게 된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