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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살인 및 사체유기 사건 피의자인 이영학이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취재진 앞에 심경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의 아내 최모(32)씨의 사망과 성폭행 고소 사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영학 계부 A(60)씨의 거짓말 탐지기 조사가 진행돼 아내 최씨의 사망과 관련된 의문이 해소될 지 주목된다.

이영학 아내 최씨의 성폭행 고소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지난 14일 이영학의 의붓아버지 A씨를 강원지방경찰청으로 불러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했다고 15일 밝혔다.

4∼5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A씨는 전날 오후 6시께 귀가했다.

최씨는 지난달 1일 영월경찰서에 A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

최씨는 고소장에서 A씨로부터 2009년 3월 초부터 지난 9월 초까지 8년간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는 'A씨가 총기(엽총)로 위협하면서 성폭행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영학과 최씨는 고소장을 제출한 지 닷새 만인 지난달 5일 오전 5시께 추가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성폭행 관련 DNA 등 증거물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이 결과 해당 증거물이 'A씨의 DNA와 일치한다'는 통보를 같은 달 21일 국과수로부터 받았다.

하지만 그사이 최씨는 추가 피해를 신고한 지 하루 만인 같은 달 6일 오전 0시 50분께 서울시 자신의 집 5층에서 떨어져 숨졌다.

고소장 제출과 추가 피해 신고 때마다 아내 최씨와 동행한 이영학이 자신이 남긴 이른바 '유서 동영상'에서도 계부 A씨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이유도 이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는 지난달 5일 1차 조사에 이어 한 달여 만에 이뤄진 지난 12일 2차 조사에서도 총기 위협 등 강압이나 폭력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등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경찰은 A씨의 진술에 거짓이 있는지를 살피기 위해 이날 거짓말 탐지기 조사까지 벌였다.

심지어 이 두 사건은 여중생 살해 사건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를 투입해 이영학을 면담한 결과 아내 사망 이후 성적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했고, 성인 여성보다 유인이 쉬운 딸 친구를 범행 대상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영학을 면담한 프로파일러는 "아내를 대신할 사람이 필요했고, 성인 여성을 생각하다가 여의치 않으니 통제가 쉬운 청소년에게 생각이 미친 것 같다"며 "접촉하기 쉽고 부르기 용이한 딸 친구를 생각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이영학의 주장과 아내 최씨의 성폭행 고소장 내용의 신빙성 여부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는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대목이다.

경찰은 "최씨의 고소장 내용과 숨지기 전 녹화한 피해 진술, DNA 증거물, A씨의 피의 진술 등을 토대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이영학 계부 A씨의 거짓말 탐지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신병 처리 예부를 검찰과 협의해 결정할 방침이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