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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시공' 논란이 불거진 부영이 동탄2지구, 향남2지구 등 LH가 공급하는 수도권 알짜 분양용지를 대거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2011년 동탄2신도시 부지 조성 당시 모습. /경인일보DB.

'부실시공' 논란이 불거진 부영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급하는 수도권 알짜 분양용지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리의 주택도시기금을 융자받아 임대주택 사업을 하면서도 다른 업체들보다 임대료도 더 많이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부영은 2010년 이후부터 올해 8월까지 LH가 공급한 공동주택용지 총 46개 필지를 사들였다. 매입 가격만 3조 원 규모로, 이 기간 LH로부터 공동주택용지를 매입한 400개 업체 중 1위 실적이다.

매입액 기준 2위는 대우건설(2조 8천억 원), 3위는 호반건설(2조5천억원), 4위 현대건설(1조5천억원), 공동 5위로 중흥건설·반도건설(각 1조4천억원) 등으로, 부영은 메이저 건설업체들 보다 더 많은 분양용지를 매입했다.

매입 건수로도 부영은 중흥건설(29건), 호반건설(26건), 대우건설(23건), 반도건설(19건), 현대건설(11건) 등을 압도했다.

특히 부영이 이 기간동안 LH로부터 사들인 용지는 분양용 토지가 2조 3천598억 원으로 임대주택용 토지(6천737억원)의 3.5배에 달했다. 민간 임대주택 전문업체를 표방하면서도 임대주택용 땅 보다는 분양용 토지 확보에 집중한 것이다.

부영이 매입한 분양용 주택용지는 화성 동탄2지구에 7곳(7천945억원), 화성 향남2지구 6곳(4천2억원), 위례 1곳(4천164억원) 등 수도권 우량 토지에 집중됐다.

최인호 의원은 또 부영이 지난 5년간 저리의 주택도시기금을 융자받아 임대주택사업을 하면서도 과도하게 높은 임대료 인상으로 폭리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부영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지난 5년간 민간 임대주택 건설에 대출한 7조4천383억원의 주택도시기금 가운데 54%인 3조4천538억원을 지원받았다.

임대주택건설을 위한 주택도시기금은 전용 60㎡이하는 연 2.5%, 85㎡이하는 연 3.0%로 시중금리보다 저리로 지원될 뿐 아니라 상환조건도 10년~15년 이내에서 임대기간동안 거치 후 20년 원리금균등분할상환으로 일반대출보다 업체의 부담이 매우 낮다.

최 의원은 하지만 부영이 보유한 전국 85개 단지 7만804가구 임대주택의 임대료 인상률은 연평균 4.2%로 타 사업장(1.76%) 인상의 2.4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부영이 보유한 임대주택은 전국 민간 임대주택의 63%를 차지할 만큼 임대주택 시장에서 부영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인호 의원은 "부영이 주택도시기금과 같은 저리 융자 등 온갖 혜택은 누리면서 품질향상과 임대료 인하 노력은 하지 않고 '집 장사'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민간임대주택 특별법 개정을 통해 임대료 사전신고제와 지자체에 임대료 조정권한을 부여하는 등 후속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