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새얼아침대화2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18일 오전 송도 쉐라톤그랜드인천호텔에서 열린 제377회 새얼아침대화에서 '행복한 국민의 삶 어디 있나요'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헌재 사태 국회 입장 요구
박 前 대통령 측근 비판도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인천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이 대거 모인 자리에서 현 정부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적폐 청산' 등 중요 정책 방향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전 의장은 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참모들을 향해서도 지금 나라가 분열되고 힘들어진 이유가 그들에게 있다고 질타했다.

정의화 전 의장은 18일 오전 7시 쉐라톤그랜드인천호텔에서 열린 제377회 새얼아침대화에 강사로 나와 '행복한 국민의 삶 어디 있나요'란 주제로 강연하면서 "(지금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적폐 청산이 또 다른 적폐를 만들어선 안 된다"면서 "(적폐 청산을 외치는 요즘이 마치) 20~30년 전으로 되돌아간 느낌"이라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은 국가 안팎으로 전쟁의 위험을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우리가 지금 처한 전쟁 위기와 같은 그런 어려움은 국민 내부의 단결이 있어야만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전 의장은 또 최후 결정이 임박한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서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정의화 전 의장은 "무슨 법에 근거해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었는지 알 수 없다"면서 원전 공론화 위원회 구성 근거부터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문제와 관련해서도 청와대가 국회 결정을 존중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정 전 의장은 청와대가 국회의 인사청문회 결정 사항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김이수 헌재 소장 권한대행 체제를 고집하는 것에 대해서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유감 표명 등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적폐 청산 문제'와 '원전 공론화 논쟁', '김이수 헌재 소장 문제' 등 현 정부의 주요 정책 방향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정의화 전 의장은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다 지금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인사들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빼놓지 않았다.

정 전 의장은 "대통령이 지시해도 법에 어긋나면 '아니다'라고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수감 중"이라면서 "이렇게 해서 나라가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와 관료들이 테이블에서 정한 뒤 지시하면 국민들이 그대로 따르던 시기를 정부 1.0 시대라고 하고, 정부와 전문가, 시민 사회, 시장이 협의하고 숙의해 결정하는 시대를 정부 3.0 시대라고 한다"면서 "그러나 지금 우리는 예전의 일방적 시스템인 1.0 시대로 돌아간 느낌인데, 사회 지도층이 솔선수범해서 대한민국을 리셋(reset)해야 한다"고 했다.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