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동구 주민들의 반발 속에서 오는 11월 일부 구간 개통을 목표로 '배다리 관통 도로(중구 삼익아파트~동구 동국제강 간 도로)' 공사를 최근 재개한 것(10월 11일자 1면 보도)과 관련해, 경찰이 교통안전 문제를 들어 개통을 보류시켰다.
15년 넘게 도로 개설 반대 운동을 해온 배다리 주민들은 인천시가 주민 안전을 담보로 개통 시기에 맞춰 졸속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도로 건설 계획을 전면 폐기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최근 개최한 '교통안전심의위원회'에서 중구 삼익아파트~동구 동국제강 간 도로 일부 구간 개통을 보류시켰다고 18일 밝혔다.
중구 삼익아파트~동구 동국제강 간 도로(2.92㎞)는 총 4개 구간으로 분리돼 지난 2001년부터 공사가 시작됐다.
헌책방 거리로 유명한 동구 배다리 주민들은 이곳을 관통하는 도로가 생기면 지역 공동체 파괴는 물론 인천항 개항 이후의 역사와 문화를 포함한 여러 가치가 녹아 있는 배다리 지역이 송두리째 망가진다며 15년 넘게 공사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인천시는 이런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근 관통 도로 4개 구간 중 송현터널과 송림로를 잇는 1·2구간 공사를 재개했다.
경찰은 송현터널과 송림로를 잇는 도로(1·2구간) 구간은 삼거리 교차로 형태로 완공되는데 교차로 폭이 70m가 넘어 차량 안전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차로 폭이 넓으면 이곳에 진입한 차량의 과속은 물론 꼬리물기 등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여러 문제가 생긴다는 게 경찰의 분석이다. 개통 구간 도로는 4차로인데 교차로 폭이 70m가 되려면 통상 왕복 12차로이상은 돼야 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송현터널에서 중봉로를 잇는 도로(현대제철 인천공장 앞 도로)의 경우 터널에서 빠져나와 불과 145m 거리에 좌회전 차선이 있어, 차량이 무리하게 차선 변경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설계됐다고 경찰은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로 전반적으로 교통안전에 미흡한 부분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인천시에 보완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명호·윤설아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