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국내 '정치공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전직 국정원 국장급 간부 2명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오늘 밤 결정된다.

신승균 전 국정원 국익전략실장과 유성옥 전 심리전단장은 이날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함께 출석했다.

신 전 실장과 윤 전 단장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영장심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의 심리로 열렸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차장검사)은 지난 18일 국정원법상 정치관여와 횡령,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등 혐의로 신 전 실장과 윤 전 단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씨는 추명호 전 국익정보국장과 함께 야권 정치인을 비판하거나 이른바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에 거론된 인사들에 대해 방송 하차를 압박하거나 기획사 세무조사를 유도하는 등 부당한 압력으로 불이익을 준 혐의를 받는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전후해 부하 직원들이 이듬해 총선과 대선에서 당시 여권이 승리할 대책을 수립·기획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신씨가 관련 여론조사 비용을 국정원 예산으로 사용했다며 횡령 혐의도 적용했다.

유씨는 민간인 댓글부대인 '사이버 외곽팀' 활동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의 전임자다.

그는 인터넷에 정치 관련 글을 게재하거나 보수단체를 동원해 관제시위·시국광고 등을 유도하고, 그 비용으로 국정원 예산 10억원을 지급한 혐의(국고손실)를 받는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20일 밤늦게 또는 이튿날 새벽에 결정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