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투명성 제고·지진 심층 연구
471명 시민참여단 '작은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정책 차질없이 추진"
대형 갈등과제 해결 방식 활용 의지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결과에 대한 대통령 입장'이라는 서면 메시지를 통해 공론화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5·6호기 건설을 재개하겠지만, 신규 원전 포기와 기존 원전수명 연장을 불허하는 내용의 탈원전 정책기조는 변함없이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공론화 결과와 관련, "정부는 공론화위원회의 권고를 이행하기 위한 후속조치와 보완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반경 30㎞ 이내에 수백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고리와 월성지역에 이미 13기의 원전이 밀집해 있다"면서 "여기에 2기의 원전이 더해지게 됐다. 지역주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원전안전기준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원전관리 투명성 제고와 지진 심층 연구를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또 공론화위 관계자와 시민 참여단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은 이번 공론화 과정을 통해 한층 성숙한 민주주의의 모습을 보여주셨다"며 "471명의 시민참여단은 작은 대한민국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80대 고령 어르신부터 20대 청년까지 나라의 미래를 위해 참여해 주셨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대선 공약을 이행하게 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양해를 구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토론할 권리를 가지고 결과에 승복할 때 완성된다고 생각한다"며 "공사 중단이라는 저의 공약을 지지해주신 국민들께서도 공론화위원회의 권고를 존중하고 대승적으로 수용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 기조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이미 천명한 대로 탈원전을 비롯한 에너지 전환 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미 발표한 신규 원전 건설계획 전면 중단, 현재 수명을 연장해 가동 중인 월성 1호기 폐쇄, 원전안전 기준 강화,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 확대·추진, 외국 원전 해체 시장 선점 뒷받침 등을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탈원전과 에너지 전환정책이 '장기적인 과제'라는 점을 새로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월성 1호기 가동을 중단해도 실제 원전의 수가 줄어드는 것은 다음 정부부터"라며 "다음 정부가 탈원전의 기조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 이번에 성공한 공론화 방식을 앞으로의 정책결정 과정에 활용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갈수록 빈발하는 대형 갈등과제를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하는 지혜가 절실하다"며 "이번 공론화 경험을 통해 사회적 갈등 현안을 해결하는 다양한 사회적 대화와 대타협이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