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경찰서지구대주취자폭행2
경찰이 술에 취해 지구대로 연행된 40대 남성 A씨를 구급차 안에서 폭행하는 모습. /CCTV캡처

수사권 조정을 주장하며 '인권 경찰'로 거듭나겠다고 외치던 경찰이 술에 취해 지구대로 연행된 40대 남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등 인권을 침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6일 수원지방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20일 A(44)씨가 폭행 등 상해 혐의로 수원남부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을 고소, 검사를 배정하고 수사에 나섰다.

A씨는 자신이 술에 취해 경찰에게 폭언하고 반항했다는 혐의(공무집행방해)로 입건될 당시, 자신을 연행한 지구대 경찰들에 의해 전치 8주의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2일 새벽 지인과 술을 마신 뒤 만취 상태로 수원의 한 피부관리실 안에서 소란을 벌이다가 지구대로 연행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술에 취해 경찰의 연행을 거부하고 반항한 점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경찰이 A씨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반항한다는 이유로 과하게 대응했다는 것. 특히 119를 불러 구급차에 누워있던 상태인데도 경찰이 구급차 안으로 들어와 2차 집단 폭행을 가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실제 A씨와 가족들은 구급차 내 CC(폐쇄)TV 영상을 확보, A씨가 구급차 안에서 경찰로부터 집단으로 제압 및 폭행당하는 장면을 확인했다.

구급차 안에 누워있던 A씨를 향해 경찰이 갑자기 들어오더니 팔을 꺾고 다친 다리를 내려치는 등 제압의 수준을 넘어선 폭력을 행사한 장면들이 CCTV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경인일보 홈페이지 동영상 참조).

A씨는 "보호받고 치료받아야 할 구급차 안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울먹였다. A씨는 경찰에 지구대 내부의 CCTV영상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거부당했다.

이에 대해 수원남부경찰서 관계자는 "당시 A씨가 출동한 경찰 뺨을 때리는 등 먼저 폭력을 행사했고, 지구대로 연행될 때 수갑을 채운 상태여서 어떠한 접촉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지구대 내 CCTV는 A씨 뿐만 아니라 다른 민원인들이 찍혀 개인정보 보호 상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경찰 폭행 등 공무집행방해 현행범으로 체포해서 입건했다.

/황준성·박연신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