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운동보조원)가 없는 파3 골프장에서 퍼팅하다가 옆 홀에서 친 공에 맞아 다쳤다면, 가해자와 골프장이 공동으로 보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민사14부(부장판사·이정권)는 김모(45)씨가 A씨와 용인의 한 골프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2억2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2015년 7월 이 골프장 7번 홀 그린에서 퍼팅을 준비하다가 1번 홀에서 티샷을 한 A씨가 친 공에 왼쪽 눈을 맞아 맥락막 혈관신생, 맥락막파열 진단을 받았다.

재판부는 눈을 심하게 다쳐 시력 장애를 얻게 된 김씨가 60세까지 얻을 수 있는 일실 수익 가운데 노동능력 상실 정도를 감안한 피해액과 병원비, 위자료 2천만원을 합산해 배상액을 산정했다.

재판부는 "골프장의 홀이 좁거나 인접해 한 홀에서 친 공이 잘못 날아가 인접 홀에서 경기하는 경기자에게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다면, 골프장 운영자는 펜스나 안전망 등 안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며 "만약 그런데도 사고가 발생할 염려가 있다면 안전요원을 두는 등의 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가해자 A씨의 책임에 대해서는 "피고는 골프 경력이 길지 않아 자신이 친 공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식할 수 있었고 이 사건 골프장은 경기보조원의 도움이나 조언 없이 경기를 운영해야 해 본인이 더욱 안전에 주의를 기울였어야 함에도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