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올해 생산량 40만t 밑돌듯
일부 농가, 값 상승 기대 출하 지연
RPC "작년比 매입량 20% 줄듯"
정부 비축미 방출 등 변수 주목


올해 경기지역 쌀 생산량이 40만t을 밑돌 것으로 보이면서 도내 미곡종합처리장(이하 RPC)들이 햅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농가들이 쌀값 상승을 기대하고 출하까지 늦추면서 수급이 더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1일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도내 농협 RPC의 쌀 매입량은 지난달 30일 기준 21만 507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 줄었다. 수확기가 늦춰져 이번 달까지 수매를 진행 중인 일부 농협 RPC들을 고려하더라도 실제 매입량은 지난해 수준(31만 1천922t)을 밑돌 전망이다.

다른 시·도보다 쌀값이 비싼 경기지역의 경우 전체 쌀 생산량의 75%가량을 경기 농협에서 사들이고 있다. 농협·정부 매입분을 제외한 나머지 일부를 사들이는 도내 민간 RPC 매입량도 지난해보다 20%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경기미 생산량은 지난 2013년 40만 7천t, 2014년 42만 6천t, 2015년 45만 3천t, 2016년 41만 4천t으로 최근 4년 동안 40만 톤 t 대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벼 재배면적 감소와 봄 가뭄, 잦은 강수 등으로 생산량이 40만t대를 밑돌 전망이다.

쌀 생산량이 줄자 일부 농가들은 추가 쌀값 상승을 기대하고 출하 시기를 늦추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햅쌀 확보가 더 어려워진 RPC 간 물밑 신경전까지 빚어지면서 도내 일부 지역 쌀값은 지난해보다 1만 원가량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내 한 민간 RPC 관계자는 "이번 달 중순까지 수매를 진행 중이지만 지금 추세로는 지난해보다 20%가량 매입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쌀값이 오를 조짐이 보이자 일부 대농들이 쌀을 안 내놓고 있어 물량이 더 모자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쌀 수급 불안정이 실제 소매 가격 상승세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비축해둔 쌀을 방출하거나 뒤늦게 햅쌀 물량이 몰려나와 쌀값 상승세가 주춤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기 농협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쌀 생산량도 감소한 데다 정상적으로 수확하더라도 품질 저하 등으로 도정률까지 낮아졌다"며 "쌀 수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RPC 간 쌀을 거래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