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2일 오후 경기도의회 소회의실에서 '언론인이 바라본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각 언론사 정치부 기자들은 3년 넘게 진행된 연정의 명암을 낱낱이 짚고 '지속가능한 연정'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강 집행부 약 의회' 완화·정책 발굴
분권형 개헌 한축 실시 기반 담겨야

도민참여 적고·일부 의원 독점 비판
외연확대 몰두·3권분립 무색 우려도

"연정가치 계속돼야 한다" 이구동성
실제 지속 가능성 여부 '엇갈린 전망'


경기연정의 주체인 경기도·경기도의회 관계자들 외에 3년 넘게 진행된 연정의 면면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이들이 있다. 도·도의회 출입 언론인들이다. 민선 6기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진행돼온 연정을 정리하고 평가하는 작업에 착수한 도가 출입 언론인들과의 토론회를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다.

2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도의회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된 '언론인이 바라본 경기연정' 토론회에선 기자들과 도·도의회 관계자들이 연정을 두고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의견을 나눴다.

■ 연정은 계속돼야 한다

기자들은 대한민국에서 처음 실시된 연정의 의미와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방정부의 협치 모델로서 높은 가치를 갖는다는 것이다.

비록 출발 단계에선 보수정당 소속인 남경필 도지사가 '여소야대' 도의회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제시한 것이라는 비판이 뒤따랐고 과정 상에도 여러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와 연정 예산 편성 등을 통해 기존 '강 집행부 약 의회' 구도를 완화하고 생활임금·청년구직지원금 등의 정책을 발굴하는 성과를 냈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남 지사가 재선을 하든, 다른 도지사가 집권하든 민선 7기에도 연정 정신이 이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선 연정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정부가 내년 6월 지방선거와 더불어 개헌 투표를 진행한다는 방침인 만큼 분권형 개헌의 한 축으로 지방정부의 연정 실시 기반이 담겨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나왔다.

■ 도·도의회 내부에서도 연정 못이루고 구호만 강조…'싸우지 않는 정치'에만 매몰돼

과정상의 문제점도 다수 제기됐다. 우선 도민들의 참여 기회가 적었던데다 도의회 내부에서도 일부 의원들에게만 연정이 독점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앞서 시민단체와의 토론회에서도 제기됐던 의견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했던 도의원들도 공감을 표했다.

국은주(자·의정부3) 의원은 "연정 정책이 288개나 되는데 소관 상임위 의원들이 모르는 정책들도 있다. 128명 도의원 중 10%만 연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이라고 말했다.

'싸우지 않는 정치'에만 매몰돼 작은 갈등이 빚어질 때마다 연정 위기론이 불거지는 것도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발제를 맡았던 경인일보 김태성 차장은 "민주주의 체제에서 치열한 토론은 자연스런 일이고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런데 갈등이 생길 때마다 '위기론'으로 몰고가는 것은 '싸우지 않는 정치'라는 구호에만 매몰됐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태도를 지양하는 한편, 언론 스스로도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연정이 정치적 수사로 지나치게 활용돼온 탓에 교육연정, 시·군 연정 등 무리한 외연 확대에만 몰두했다는 비판과, 입법·행정의 분리를 원칙으로 한 '3권 분립'이 무색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왔다.

■ 민선 7기 연정 '엇갈린 전망'

연정의 가치가 변함없이 이어져야 한다는 데는 참석자들이 대부분 공감하면서도, 실제 지속가능할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렸다. "민선 7기에서 연정의 지속가능성은 10%정도로 본다"는 다소 비관적인 관측이 나오기도 했고, "형태는 달라질 수 있지만 연정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의원들의 전망도 분분했다. 김달수(민·고양8) 제4연정위원장은 "지금과 같은 형태는 아니라고 해도 민선 7기에는 더 강화된 연정, 새로운 모습의 연정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 지방분권 개헌을 기반으로 도 집행부와 의회의 관계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텐데 그런 상황에서 연정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지속가능성에 무게를 둔 반면, 박형덕(자·동두천2) 제1연정위원장은 "연정이 다음 체제에서도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