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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윤모(35)씨는 5살 된 딸의 양육을 처가에 맡겨 딸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은 주말이 유일하다. 육아휴직도 검토했지만 중소기업의 현실상 대체인력 수급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혹여 '이기적'인 직원으로 낙인 찍히거나 동료들의 눈총도 간과할 수 없어 포기했다.

반면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다니는 최모(36)씨는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을 위해 육아휴직을 냈다. 입학 전후 부모가 옆에서 자녀를 돌봐야 학교에 적응하기 수월하다는 주변의 조언에 혹시나 육아휴직을 신청했는데 승인된 것.

최씨는 "아내는 이미 출산 때 육아휴직을 다 썼다"며 "마침 회사에서 남성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해 신청했다. 아들과 추억도 쌓고 이번을 기회 삼아 재충전의 시간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육아휴직에 나서는 '아빠'들이 늘고 있는데 이마저도 대기업에 편중되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등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경기지역 아빠육아휴직자는 1천47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6%(1천57명) 증가했다. 전국적으로는 8천388명의 남성이 육아휴직을 사용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55.4%(5천398명)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대부분이 대기업에 편중되고 있다. 실제 올해 9월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8천388명 중 5천259명(62.7%)이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 소속 직원들이다. 10인 미만 사업장 아빠육아휴직자는 778명(9.3%)에 불과하다. ┃그래픽 참조

이에 대해 고용부 경기지청 관계자는 "사업장 크기별 맞춤형 아빠육아휴직 활성화 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