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서 교주와 딸이 데려간 노부모, 부친 익사·모친 실종…딸 긴급체포

부친은 익사, 모친 실종…경찰, 딸과 종교단체 교주 긴급체포 /연합뉴스

집에서 나간 80대 노인이 강에서 숨진 채 발견되고 그 부인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19일 가평 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3시께 북한강에서 한 노인이 발견돼 부검한 결과 사망원인은 익사로 나왔다.

경찰은 신원에 파악에 나서 익사자가 가평군에 사는 A(83) 씨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15일 A 씨의 딸 B(43) 씨에게 연락했다

B 씨는 시신이 발견된 지점에서 20여 ㎞ 떨어진 곳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다

B 씨는 경찰에서 "아버지가 맞다"며 "아버지와 엄마가 손을 잡고 같이 놀러 나간 걸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A 씨는 숨진 채 발견됐고, B 씨의 어머니인 C(77) 씨는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은 딸이 부친의 사망 소식에도 덤덤한 태도를 보인다는 점 모친의 소재 파악이 안 되는 점 등을 수상히 여겨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집 인근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부모가 함께 집을 나갔다던 지난 11일 아버지와 어머니가 각각 따로 외출하는 장면을 확인했다.

부친은 11일 오후 7시 21분, 모친은 2시간 20분 뒤인 오후 9시 41분 딸과 제3의 인물이 승합차에 아버지와 어머니를 각각 태워 집을 나서는 것이 포착된 것이다

'부모가 함께 집을 나섰다'는 딸의 거짓 진술을 확인한 경찰은 부친의 사망과 모친의 실종에 딸과 이 인물이 개입했다고 보고 두 사람을 각각 존속유기 및 유기 혐의로 지난 17일 오후 7시께 긴급체포했다.

딸과 함께 있던 인물은 한 종교단체의 교주 D(63·여) 씨였다.

경찰 조사에서 피의자들은 "아버지가 공기 좋은 곳에서 바람을 쐬고 싶다고 해서 사고 지점 강가에 내려줬고 어머니는 아버지 있는 곳에 데려다 달라고 해서 같은 곳에 내려줬다"고 진술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C 씨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관계 당국과 북한강 변 일대를 수색하는 한편 종교단체 연관성 등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가평/김민수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