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가 고병원성 H5N6형으로 확진되면서 지난해 큰 피해를 본 경기도 내 방역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20일 경기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AI 발생에 따른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이날 0시부터 48시간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이에 따라 도는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한 AI 방역대책본부를 의정부에 있는 북부청사에 설치하는 한편, 각 시·군과 함께 강도 높은 AI 방역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안성, 여주, 이천, 평택, 화성 등 가금류 사육농가가 많은 14개 시·군에는 이날부터 거점소독소를 설치·운영한다.

경기북부지역에서는 남양주, 파주, 양주, 포천, 동두천, 가평, 연천 등 6개 시·군이 포함된다. 도는 고창에 이어 AI가 추가로 발병될 경우, 전 지역으로 거점소독소 운영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들 시·군에서는 일시이동 중지 명령이 발령됨에 따라 분뇨 배출이 중지되고, 계란은 환적장을 통해 주 2회만 반출된다.

닭과 오리 등 가금류 사육농가, 도축장, 부화장, 사료 공장 등에 대한 일제 소독도 진행되며, 방역이 취약한 농가 312곳에 대해서는 103명의 공무원을 투입해 집중 예찰한다.

농가의 가금류 입·출입 때는 AI 검사를 의무화하고, 각 시·군에는 살처분 예비인력을 확보해 사전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가금류 직접 종사자 1만2천여명에 대해서는 독감 예방백신 접종도 검토 중이다.

앞서 도내에서는 지난해 11월 20일 양주시의 한 산란계 농가에서 AI가 처음 발생한 뒤 지난 3월 7일까지 4개월간 14개 시·군 123개 농가로 확산했다.

이 기간 도내 사육 중인 가금류 5천400만마리 중 30%인 206개 농가 가금류 1천588만4천여마리가 살처분되는 피해를 입었다.

도 관계자는 "전국에 철새가 와 있는 만큼 고창의 AI 발병이 언제 경기도로 확산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상황에 따른 강력한 차단 방역으로 AI 확산을 미연에 방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최재훈·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