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洪' 대 '친홍 金' 양강구도서
'중도파 李' 뒤늦게 합류하는 양상
홍·김, 경기도·서울… 이, 영남 출신
'수도권 對 비수도권' 표심향방 관심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임박해지면서 경쟁 윤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처음엔 친박(친박근혜)·친홍(친홍준표)계의 계파전이 뜨겁게 진행됐으나 영남 출신 5선의 이주영 의원이 4번째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계산이 복잡해졌다.

당초 이번 경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조치 이후 홍준표 대표 체제에 대한 평가적 의미와 문재인 정부에서 강행되고 있는 적폐청산에 맞설 지도부를 구성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시작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원내 사령부를 구성해야 하는 것도 이번 경선의 의미 중 하나였다.

경선은 내달 15일로 잠정 결정됐다. 11일부터 13일까지 한일 국회의원 연맹회의가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이어서 며칠 정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후보군은 현재 친박계 홍문종(의정부을) 의원과 친홍계 김성태(서울 강서을) 의원 간의 대결이 예상됐으나 중도파의 이주영(경남 창원마산합포) 의원이 뒤늦게 합류하는 형국이다.

경기도 의정부 출신의 홍 의원은 친박계의 지원과 4선의 노련미로, 김 의원은 대선 전 바른정당에서 한국당으로 재입당한 뒤 세를 모으면서 양강구도를 형성해 왔다. '친박' 대 '친홍'의 대리전이라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두 의원의 경합이 치열했다.

이런 가운데 경선 기일이 임박해지면서 이 의원이 또다시 경선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지면서 3각 경쟁 구도가 불가피해졌다. 당 안팎에서는 나경원, 유기준 의원 등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지만, 출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경선 판세는 홍·김·이 의원의 3파전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1차 득표에서 과반 득표가 있으면 승부는 싱겁게 끝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1, 2위 간 결선 투표에서 승부를 가리기 때문에 섣불리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

각 주자가 서로 명분 쌓기를 계속하면서 상대적 우월성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홍준표 대표가 영남 출신이어서 '영남' 출신이 원내대표까지 차지할 경우 수도권 역차별 문제가 드러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적으로 홍·김 의원은 경기도와 서울지역기반이지만, 이 의원은 경남 출신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이 정치 보복을 강화하고 있고, 보수를 궤멸시키고 있다며 위기를 공유하고 있는 한국당 의원들의 표심이 어디로 쏠릴지 주목된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