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중진들 "불가능한 일" 반발
양측 정면충돌 '분당론' 예측 달리
'소통부터 강화하자' 공감대 형성
'정책연대 우선 추진' 타협안도 제기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을 논의키 위해 21일 국회에서 끝장토론을 가졌다.
안철수 대표는 당내 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하다면서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의 필요성을 촉구한 반면, 이를 반대하는 호남 중진 의원들은 안 대표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며 입장을 달리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는 천정배·이찬열 등 5명의 의원들을 제외한 35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참석의원들은 안 대표를 시작으로 한 명씩 차례대로 중도통합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전했다.
안 대표는 의총에서 직접 준비한 발언 등 의원들에게 그간 소통이 부족했던 부분들에 대해 해명하고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지방선거 승리와 중도층 포섭을 위해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호남 등 통합 반대파 의원들은 즉각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동영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국민이 원하는 재벌·불공정·정치선거·공안·남북관계·위험사회 등 6대 개혁과제에 국민의당이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며 "나는 당을 깨고 싶지 않다. 통합을 밀어붙이지 말라고 (안 대표에게)요구했다"고 강조했다.
황주홍 의원도 "민주당과의 통합,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천상 내년 선거를 앞두고 우리는 40명으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유승민 대표는 중요한 리더이기 때문에 최고의 예우를 갖춰 영입을 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부연했다.
한 참석자는 "의원들 사이에 통합 추진에 대한 온도차가 있다"면서도 "통합 반대가 훨씬 우세한 것 같다"고 의총 상황을 설명했다.
양측의 입장차에 따라 정면충돌을 통해 '분당론'까지 제기될 것이라는 관측과는 달리, 우선 서로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정책연대를 우선 추진하면서 '당대당 통합' 논의는 잠정 중단하자는 타협안도 나왔다. 주승용 의원은 "오늘 끝장토론이 끝나면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내고, 당분간 (논의를) 보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정책연대부터 '몰방(沒放)'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당내 한 관계자는 "호남 지역의 민심 등 반대파들의 심정이 복잡하다"면서도 "당장의 통합보다는 점진적인 연대, 이를테면 법안 논의 및 개헌 등의 입장을 공유하며 선거연대까지 바라보는 과정을 (의원들이)바라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안 대표는 통합 반대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23일 원외 지역위원장과 간담회를 열어 설득 작업을 이어간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