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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대교 위에서 14중 추돌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현장을 수습 중인 119대원들. 이 사고로 출근길 김포에서 고양 방향이 극심한 정체에 시달렸다. /김포소방서 제공

운영은 민간, 관리署는 양분
사고처리 인천 '책임 불분명'
카메라 없어 속도위반 일상
'블랙아이스' 예방시설 전무


21일 일산대교에서 발생한 14중 추돌사고는 지역사회의 안전불감증이 낳은 인재였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6분께 김포한강신도시~고양 킨텍스 방면 일산대교 위에서 14중 추돌사고가 발생, 15명이 다치고 출근길 극심한 교통정체가 빚어졌다.

한강을 가로지르는 31개 교량 중 유일하게 통행료를 받고 있는 일산대교(총1.8km,고양시 이산포 나들목~김포시 걸포 나들목)는 제한속도를 무색하게 하는 과속차량과 상습적인 블랙아이스, 미흡한 교통·안전시설 등의 요인이 맞물려 사고위험이 여느 한강 교량보다 많던 곳이다.

하지만 교량 운영은 민자기업인 ㈜일산대교가 맡고, 교통 관리는 경기남부지방청 소속 김포경찰서와 경기북부지방청 소속 일산서부경찰서가 양분하면서 사고 처리는 인천청 소속 고속도로 순찰대가 맡고 있어 지자체·민자기업·타 관할 경찰 간 사고예방 책임주체가 불분명했던 게 사고의 근본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례로 일산대교의 제한속도는 시속 60㎞이지만, 일대 단속카메라는 교량 북단을 한참 통과한 고양시 법곳동 한 군데에 설치된 게 고작이다. 심하게는 120~130㎞/h 속도로 질주하는 차량이 적지 않다. 이번 사고도 과속차량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산대교는 기상 악화에 사실상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고 있다. 미끄럼 방지 염화수는 일산대교가 아닌 자유로 접속 일부 램프에만 살포되고 있다.

사고 당일 오전 3시께부터 김포지역에 안개가 짙었고, 며칠째 새벽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염화수 살포를 확대하고 수신호로라도 서행을 유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선제대응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일산대교 관계자는 "김포시 나진IC와 고양시 법곳IC 인근에 전광판 건립을 추진 중이었으며, 사고를 계기로 CCTV 증설 등 다양한 안전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도 "단속카메라 신설을 시와 협의하고, LED형 표지판과 노면 미끄럼방지 공사 등도 ㈜일산대교에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영·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