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를 장관으로 공식 임명함으로써 대통령 취임 195일 만에 새 정부 1기 내각이 완성됐다. 이는 역대 정부의 초기 내각 구성 중 가장 오래 걸린 것이다.

그동안 역대 대통령 당선자는 약 두 달 간의 인수위 기간 동안 각료의 인선과 검증을 마무리하고 취임 준비와 함께 정부 부처의 수장을 임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해 치러진 보궐 대선 후 바로 취임한 탓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꾸리지 못한 데다 준비시간도 부족해 불가피하게 조각(組閣)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병역 면탈·부동산 투기·탈세·위장 전입·논문 표절 등 5대 비리 관련자는 고위 공직에서 배제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하지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 의혹과 자녀의 이중국적 문제 등이 불거졌고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위장전입, 음주운전 무마 의혹, 고액 자문료 수수 문제 등이 제기 됐다.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와 박성진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의혹이 더 커지거나 새로운 의혹이 부각 돼 결국 낙마했으며,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전부터 부인과 딸이 거액의 재산을 증여받은 것이 문제가 돼 편법 증여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이 같은 우여곡절 끝에 문재인 정부는 출범 195일 만에 겨우 조각을 마쳤으나, 여소야대라는 국회 구도상 앞으로 더 큰 험로가 예상된다. 특히 조각의 마지막 퍼즐이었던 홍종학 후보자가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탓에 청와대와 여당은 한동안 야당과 불편한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게다가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을 보수 야당에서는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어 갈등이 심화될 소지도 크다.

정치적 역학관계를 떠나서 국민들은 새 정부가 얼마나 국민을 위하는 정치를 펼치는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만약 대통령의 강행으로 임명된 장관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면 그 비난은 문 대통령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제 제대로 된 출발선상에 오른 정부가 많은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켜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