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후 서구의회에서 만난 최규술 복지도시위원장(서구 연희,가정1·2·3, 신현원창동)은 목소리를 높이며 격앙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최 위원장은 "서구민을 위한 특별회계를 맘대로 가져다 쓰고 재정난을 해결했다고 하는 인천시의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서구의 한 해 예산이 7천억원이 넘는데 전체 예산의 22%에 이르는 서구민을 위한 특별회계를 시가 마음대로 주무르겠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매립지 사용 종료만을 기다려왔던 주민들의 뜻을 무시한 채 매립지 사용 연장을 합의하고, 피해 지역 주민들을 위해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것은 거짓말로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서구의 사업신청을 받아 조금씩 예산을 배분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특별회계 적립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하는 것은 서구민을 무시한 꼼수"라며 "인천시가 쓰레기 매립으로 고통받아 온 서구민을 위한 정책을 펼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서구의회 내에서도 의원들의 단식, 삭발 등의 강경한 분위기가 나오고 있다. 이번만큼은 한 치의 양보도 없다. 온몸으로 막아서라도 조례 개정을 막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최규술 위원장은 "서구 지역 환경 피해 보상을 위해 마련한 특별회계는 서구에서 편성해 운영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매립지 전체 부지 중 서구가 속한 비율(86%)만큼이라도 서구에 모두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provinc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