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서려는 창업자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375억원 규모의 '인천창업재기펀드'를 조성해 내년부터 본격 운용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최근 인천창업재기펀드 운용사로 마그나인베스트먼트(주)를 선정, 올해 안에 펀드 조합 결성을 마무리하고 내년 1월부터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인천창업재기펀드의 최초 조성 규모는 총 375억원이다.

인천시가 종잣돈(시드머니·Seed money) 성격으로 20억원을 출자하고, 펀드 운용사를 포함한 민간기업이 55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나머지 300억원은 정부의 모태펀드 출자사업을 연계해 마련할 방침이다. 펀드 존속기간은 결성일로부터 8년간으로 설정했다.

인천창업재기펀드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사업을 추진했으나 경영기반이 취약해 사업에 실패한 적이 있는 재기기업이나 청년 창업자가 주요 투자 대상이다. 창업한 지 7년이 지나지 않은 기업,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기업에도 투자할 수 있다.

투자 대상과 투자금은 펀드 운용사의 검토를 거쳐 결정하도록 했다. 출자 총액의 60%인 225억원 이상을 재기기업에 주로 투자하고, 최소 40억원 이상은 인천 소재 기업을 지원한다는 게 인천시 설명이다.

인천창업재기펀드는 기존의 융자지원이 아닌 기업에 직접 자금을 수혈하는 방식이다. 인천시가 펀드를 활용해 기업에 투자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는 내년 초부터 투자 설명회를 개최하고, 기업 선정 홍보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인천시가 출자한 펀드 재원 20억원은 시가 자체 추진한 청년취업 지원사업이 국가사업으로 채택되면서 아낀 예산으로 마련했다.

시는 청년 취업준비생에게 구직촉진수당을 지원하는 '청년사회진출 지원사업' 예산 23억원을 올해 편성했다. 올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이 사업을 국가사업으로 지원하면서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재기펀드를 통해 우수한 기술과 경험을 가진 누구나 창업하고 재기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며 "인천지역의 미래 먹거리를 창조할 기업을 발굴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