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자는 권고안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전방위 통상 압박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반도체, 철강, 화학, 자동차 등까지 관세 폭탄을 잇달아 떠안을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ITC가 21일(현지시간) 발표한 권고안은 3년에 걸쳐 미국에서 수입하는 세탁기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모두 4명의 ITC 위원이 연간 120만대가 넘는 물량에 대해 50%의 관세를 물리자는 데 합의했다.

ITC는 또 부품의 경우 쿼터를 1년 차 5만 대, 2년 차 7만 대, 3년 차 9만대로 잡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관세를 50%(1년 차), 45%(2년 차), 40%(3년 차)씩 물리자고 제시했다. 쿼터 이내 물량은 무관세다. 전자 업계는 삼성·LG전자가 미국에 수출하는 세탁기가 연간 250만대 안팎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20만대를 쿼터로 정한 ITC 권고안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삼성·LG전자가 수출하는 세탁기 중 최소 130만 대가량이 '관세 50%'의 영향권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 강성천 통상차관보는 22일 서울 한국기술센터에서 삼성·LG전자 관계자 등과 진행한 민관합동 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ITC의 권고안은 유감"이라며 "아직 최종 결정이 나온 게 아닌 만큼 최종 결과를 보고 (WTO 협정) 위배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