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반환 앞둔 '캠프마켓콘퍼런스'
시민 대상 최초 '공론의 장' 열려
유해물질 정밀조사 환경문제 지적
땅굴등 역사문화콘텐츠 활용 논의


인천시가 반환을 앞둔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관련 여러 쟁점을 논의하는 공론장을 처음으로 마련했다.

인천시는 23일 부평구 인천여성가족재단에서 '부평미군기지 시민참여 콘퍼런스'를 열고, 부평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와 반환 후 활용방안을 논의했다. 인천시 차원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부평미군기지 관련 공개행사를 개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부평미군기지 시민참여 콘퍼런스에서는 각종 현안 관련 주제발표와 전문가 토론이 이어졌다. 부평미군기지 역사를 다룬 책 '캠프마켓'(2013)의 저자인 한만송 경인방송 기자는 이날 첫 번째 주제발표를 통해 부평미군기지 형성 과정과 기지 반환 시민운동을 설명했다.

부평미군기지가 포함된 지역구에서 제헌 국회의원을 지낸 죽산 조봉암(1899~1959), 땅굴, 굴포천 같은 역사문화 콘텐츠를 활용하자는 제안도 했다.

최근 한·미가 발표한 부평미군기지 환경조사 결과에서는 다이옥신(1급 발암물질)과 유류 등으로 기지 내부가 오염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은 "반환 협상 중 한·미가 공동으로 환경조사 결과를 발표한 건 처음"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다이옥신과 유해물질의 기원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며, 유해성 평가 결과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정구 위원장은 "맹독성 폐기물로 복합 오염된 토양의 처리 책임은 미군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콘퍼런스를 계기로 부평미군기지 환경오염 처리문제와 반환 후 활용방안 관련 지역사회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이날 유정복 인천시장이 행사에 참석해 부평미군기지 반환 의지를 강하게 밝히기도 했다. 홍미영 부평구청장, 홍영표(민·인천 부평구을) 국회의원, 정유섭(한·인천 부평구갑) 국회의원도 콘퍼런스를 찾았다.

정부는 다음 달 중 인천시민을 대상으로 부평미군기지 환경오염 관련 설명회와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으로, 인천시와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이다. 또 시는 부평미군기지 내 시설물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기지 반환 후 조성할 공원계획을 '근린공원'에서 '문화공원'으로 올해 안에 변경하기로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앞으로 있을 부평미군기지 반환 과정에서 시민들이 주요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환경오염 문제는 최우선 순위에 놓고, 시민 건강은 반환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