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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으로부터 3억여 원의 뇌물을 수수한 의혹 등 수억 원대 금품 비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25일 오전 영장이 기각된 직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홈쇼핑으로부터 방송 재승인을 대가로 뇌물을 챙긴 의혹을 받는 전병헌(59)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문재인 정부 고위 인사 중 첫 구속이라는 불명예는 일단 피했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25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가 전 전 수석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강 판사는 "피의자의 범행관여 여부와 범위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고 관련 자료가 대부분 수집된 상태여서,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크지 않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날 오전 6시쯤 경기 의왕의 서울구치소를 나온 전 전 수석은 "물의를 일으켜 다시 한 번 국민께 송구하다"면서 "어찌됐든 결백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주신 법원에 감사하며 앞으로 결백과 사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싸움을 강력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전 전 수석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3억여원의 뇌물을 수수하는 등 수억원대의 금품 비리를 저질렀다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수수,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 전 수석은 회장·명예회장을 지냈던 한국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이 2015년 7월 3억3천만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롯데홈쇼핑이 제공한 500만원대 무기명 선불카드(기프트카드)를 가족이 쓰게 하고 롯데의 제주도 고급 리조트에서 수백만원대 공짜 숙박을 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당시 전 전 수석이 강현구 전 롯데 홈쇼핑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던 한국e스포츠협회를 챙겨달라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앞서 전 전 수석의 보좌진들은 이렇게 협회로 들어간 후원금 3억 원 가운데 1억천만 원가량을 몰래 빼돌린 혐의로 이미 구속됐다.

하지만 전 전 수석은 이런 범죄가 자신과는 상관없는 보좌진들의 일탈이라고 선을 그어왔다.

결국, 뇌물수수와 협회 자금 횡령에 전 전 수석이 관여한 정황 입증에 허점이 드러나면서 남은 검찰 수사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검찰은 법원의 기각 사유를 분석해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