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문화올림픽 총괄 기획자이자 가평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이사장을 맡고 있는 A(53)씨가 사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박길배)는 사업비를 부풀려 행사 계획을 세운 뒤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한 보조금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A씨를 수사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5년 9월 평택에서 열린 '뮤직런 평택'이라는 버스킹 행사를 맡아 운영하면서 비용을 부풀려 경기도 등에 제안하고, 4억3천여만원의 보조금 중 1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뮤직런 평택'은 경기도와 평택시, 경기문화재단이 당시 메르스 사태로 위축된 지역경제를 살린다며 4억8천만원을 들여 추진한 행사다.

검찰은 A씨가 받은 돈 가운데 실제 행사비용으로 지출한 일부를 제외하고, 1억원 상당은 빼돌려 다른 용도나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수원지법은 지난 24일 A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검찰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수원지법은 "범죄 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성이 소명되지 않는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예산 집행 과정을 들여다보니 보조금 일부를 사용처가 명확하지 않은 곳에 쓴 것이 드러났다"며 "법원의 기각 사유를 확인해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광부는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A씨의 입장 정리가 끝나면 새로운 총괄 기획자를 선임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문화올림픽 기획은 이미 끝났고 실행 단계이기 때문에 업무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선미·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