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달려온 도로 일반도로로 전환 인천시 관리
엄마품 같은 仁川에 돌아왔으니 탈바꿈 시켜야

세계 최강을 지향하던 미국은 우주 개발 경쟁에서 소련에 선두를 빼앗긴 뒤 10년여 만에야 아폴로 우주선 달 착륙으로 만회할 수가 있었다. 미국인들이 기뻐해야 할 사건을, 마치 우리가 미국인이라도 되는 양 최초의 고속도로 이름에 '아폴로'를 붙였다. 건설부가 명명한 그 이름은 '하이웨이 아폴로'라고 쓰기도 했다. 아무튼 '아폴로 하이웨이'가 우리의 자존심을 많이 상하게 했는지, 인천시가 그동안 발간해 온 시사(市史)에서는 어느 순간 그 이름이 사라졌다. 1973년에 나온 시사에 처음 등장한 '아폴로 하이웨이'라는 경인고속도로의 새로운 이름은 1982년과 1993년 발간된 시사에는 등장하는데 그 이후 나온 시사에서는 별다른 설명 없이 그냥 빠져버렸다. 경인고속도의 수명이 50여 년 만에 다하는 마당에 이와 관련하여 무척 흥미로운 대목이 아닐 수가 없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사업의 시작을 알린 경인고속도로 이전에는 도로의 포장 공사도 미군이 맡아서 했다. 인천에서 서울을 오가는 도로는 '서울~인천 선(線)'으로 불렸다. 바로 '경인로'다.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 경인로를 비롯한 모든 도로의 아스팔트 포장 수리 업무는 미군이 담당했다. 인천시와 경기도의 예산으로 경인로의 아스팔트 포장 사업을 벌이기 시작한 게 1955년 즈음부터다. 그것도 '이승만 대통령 각하의 분부'에 의해서였다. 도로 포장 사업도 대통령 지시가 있어야 이뤄지던 그런 시절이었다. 거짓말 같은 이 이야기는 1956년도에 발간된 '경기도지(京畿道誌)'에 나온다.
경인고속도로에 얽힌 옛날 얘기를 하는 것은 이 도로가 주는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경인고속도로의 착공과 개통이 국가 산업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가 없다. 그렇게 50년을 달려온 경인고속도로가 이제 인천시의 관리 아래 들어온다. 바로 이 순간, 경인고속도로는 인천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도로의 상징 아이콘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아폴로 우주선이 소련에 빼앗겼던 미국의 자존심을 되찾아 주었듯이, 엄마 품 같은 인천에 귀환한 '아폴로 하이웨이'는 이제 우리에게도 새로운 자랑거리가 돼야 한다. 인류의 달 착륙만큼이나 획기적인 '경인고속도로의 탈바꿈'을 인천에서 만들어 내자. 그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아폴로 하이웨이'의 귀환이 될 터이다.
/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