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겨울 경기 수원시 내에 출몰해 배설물 테러와 정전사태를 일으킨 떼까마귀의 공습이 임박하면서 수원시와 시민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수원시가 지난해 악몽에 대비해 빅데이터 분석까지 하면서 떼까마귀 출몰지역을 선정해 시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하지만, 떼까마귀가 예측한 곳에 다시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30일 수원시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동수원사거리와 인계사거리, 가구거리 부근에 까마귀 500여마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로 밤에 출몰하는 떼까마귀들은 도로변이나 상가 주변 전선에 앉아 쉬면서 전선 아래로 배설물을 떨어뜨리고 울음소리로 시민들을 놀라게 한다.

시 관계자는 "아직은 떼까마귀가 많지 않아 작년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고 있다"면서 "통장회의 때 주민들에게 떼까마귀의 출몰현황과 대처법 등을 홍보하면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사례에 비춰보면 본격적인 떼까마귀 출몰이 다음 주로 전망되기 때문에 시와 시민들의 긴장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

수원에는 지난해 12월 6일을 시작으로 팔달구 인계동과 권선구 권선동 일대에 3천여 마리의 떼까마귀가 날아와 머무르면서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

전선 아래 주차된 자동차들이 떼까마귀들의 배설물로 뒤덮이는가 하면 엄청난 울음소리에 시민들이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올 2월 28일에는 뉴코아아울렛 동수원점 건물을 포함해 인계동 상가거리 일대가 떼까마귀로 인해 15분간 정전까지 발생해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의 작동이 멈추기도 했다.

수백 마리의 '탐색조'가 먼저 도심을 찾아와 정탐한 뒤 수천 마리의 본진이 찾아오는 떼까마귀 습성을 고려하면 올해도 내주 중후반 대규모 떼까마귀의 출몰이 예상된다.

수원시는 본격적인 떼까마귀 출몰에 대비해 빅데이터가 분석한 예상 출몰지역 20곳에 '까마귀 주의' 플래카드를 설치하고 차량 전선 아래 주차나 보행 시 배설물 낙하에 조심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또 떼까마귀 배설물로 차량이나 도로가 더럽혀지면 청소인력을 투입해 신속하게 처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지난해 떼까마귀가 많이 출몰한 지역은 동수원 사거리, 인계 사거리, 나혜석거리, 시 청사 뒤 상가지역, 가구거리, 인계주공 사거리, 아주대 삼거리, 권선사거리, 신매탄 사거리, 시청역 사거리 등이다.

철새인 떼까마귀는 겨울철에 추운 북쪽에서 남하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바람을 막아주는 고층 건물이 많고 전선처럼 쉴 수 있는 시설물이 있는 도심지를 숲으로 착각해 찾아오는 것으로 생태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