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죄로 구치소에 복역했던 한 지체장애 남성이 복역기간 중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안면이 마비되는 장애를 입었다는 주장을 제기해 논란이 됐다.

고모(29)씨는 지난 10월 절도죄로 수원구치소 복역중 몸의 이상을 느꼈다. 목이 뻐근해 지면서 입이 돌아가고 왼쪽 귀부터 입까지 느낌이 없었던 것. 허리디스크에서 시작된 지체장애는 물론 심한 고혈압까지 앓았던 그는 구치소 측에 민간 진료를 요청했다. 하지만 영치금이 없고 2주 후 만기출소한다는 이유로 외부 진료가 좌절됐다.

이같은 소식을 듣고 평택에서 달려온 고씨의 아버지는 즉시 30만원의 영치금을 넣었지만, 민간 치료는 불발됐다. 구치소 의료과는 "자연치유가 80% 정도이므로 낫기 위해 물리치료를 많이 하라"는 안내와 함께 콘락스정(골격근이완제)을 처방하고 진료를 끝냈다.

지난달 8일 출소한 고씨는 민간 병원에서 안면 말초신경이 모두 죽어 어떠한 치료 방법도 없다는 소견을 듣게 됐고, 구치소가 민간 진료를 허용치 않아 피해를 입게 됐다며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했다.

고씨는 "치료가 늦어지면서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원구치소 측은 "응급·준응급 등으로 나눠 치료가 급한 수용자부터 민간 진료를 받게 하고 있다"며 "고씨의 경우도 절차대로 진행했고 의료과장이 신경외과 전문의라서 해당 질환에 대해 더 잘 아는 의사라고 판단해 내보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